한겨레교육문화센터와 사단법인 이어도연구회가 주최한 ‘2016 이어도 해양아카데미’에서 성소수자 혐오 발언이 나왔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제주도에서 진행된 이어도 해양아카데미에 교육 강사로 참여한 주강현 제주대학교 석좌교수(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연구원장)가 “남자들끼리만 있으면 동성애가 생겨서 문제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 발언은 기자가 직접 참여한 아카데미 둘째 날인 19일 오전 8시경 교육생들이 현장 탐방을 위해 버스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남녀가 동승하라는 공지와 함께 나왔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기자가 문제를 제기하자 주 교수는 “조크(농담)로 한 건데 조크를 그렇게 받을 정도면 자네가 이상한 사람”이라면서 “그럼 남녀를 나눠서 타게 하는 게 잘하는 짓이냐”고 반문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배려 없이 그런 농담을 해도 되느냐는 질문에도 주 교수는 “그게 뭐가 문제냐. 너무 오버하지마라. 난 굉장히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사람”이라며 “그렇게 (경직되게) 하면 그 운동은 실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주 교수의 발언을 직접 들은 교육생 A씨는 “아주 질 낮은 발언이었고 성소수자에 대한 비하일 수도 있다”며 “소수자를 가지고 농담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 주강현 제주대학교 석좌교수. 사진=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연구원
주 교수의 발언에 대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나라 사무국장은 “성소수자를 농담의 대상으로 삼은 것 자체가 그 공간에는 동성애자가 없다고 전제하는 것”이라며 “해당 발언으로 그 공간은 성소수자에게 적대적인 공간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도 해양아카데미는 미래의 해양 영토 주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이어도에 대해 살펴보는 프로그램으로 이어도연구회와 한겨레교육문화센터가 공동 주최하고 해양수산부와 한겨레신문사가 후원했다.
                 
전체적인 커리큘럼은 이어도 특강과 답사로 구성됐다. 주강현 교수는 해양문화유적답사 전문가 특강 강사로 참여했다.

다음은 주 교수와 문제의 발언에 대해 나눈 대화 전문이다.

Q : 제주대학교에서 버스 탈 때 하셨던 ‘남자들끼리만 앉으면 동성애가 생겨서 문제’라는 발언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A : 조크(농담)로 한 건데 조크를 그렇게 받을 정도면 자네가 이상한 사람인 거지. 다 웃고 있는데 뭘. 난 동성애에 오픈된 사람인데 그걸 뭘 질문하는 거야 나한테.

Q :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그런 농담을 해도 되는 건가. 
A : 나는 개방적인 사람이고, 좋게 글을 쓰는 사람인데 그렇게 학생이 오버해서 이야기를 해. 너가 조크를 조크로 못 받아들인 거야 바보야. 그럼 어디 남녀를 나눠서 타게 하는 게 잘하는 짓이야?

Q : 그런 식의 발언은 문제가 될 수 있지 않나?
A : 에이, 그건 너무 오버해서 생각한 거야. 그게 뭐 문제가 돼. 너무 오버하지마. 나 그렇게 막힌 사람도 아니고 굉장히 개방적인 사람이야. 굉장히 진보적인 사람이야. 오해하지 마. 그렇게 하면 그 운동은 실패해. 그런 농담도 못 받아들일 정도면. 자네가 너무 오버한거야. 농담을 농담으로 못 받아들인 거야. 자네가 너무 인생을 경직되게 사는 거야. 난 그렇게 막힌 사람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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