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이 또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경북 성주지역 일간지 성주신문은 19일 1면을 백지발행하며 사드 성주 배치에 항의했다. 성주신문은 1면에 ‘근조’ 두 글자를 쓰고 아래에 “2016년 7월13일 사(死)드 성주군”이라고 썼다. 7월13일은 성주에 사드배치가 확정된 날이다.

신영숙 성주신문 편집국장은 2면 ‘데스크 칼럼’에서 “주민의 의견이 반영되는 어떠한 절차도 생략된 것이 이번 사드 배치의 첫 번째 오류”라며 “그 어떤 국가정책도 국민주권 위에 설 수 없다.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과 주민 동의 없는 사드는 성주군에 단 한 발자국도 들일 수 없음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 성주신문 19일자 1면.
신영숙 편집국장은 황교안 총리의 성주 방문을 비판했다. “양방향 소통 의지가 없던 황 총리 일행” “현장방문도 비로소 당일에야 이뤄졌으니 상황을 제대로 파악했을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신영숙 편집국장은 ”그동안 발생한 물리적 충돌은, 주민들의 절절함에 비하면 오히려 너그러웠다“고 덧붙였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과 공영방송이 당일 집회를 ‘폭력시위’, ‘외부세력 개입’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성주의 반발이 적을 것이라고 예상한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곳저곳 찔러보기 연막작전을 펼치던 한미 실무단은 지난 13일 급기야 성주군을 낙점했다”면서 “'인구가 4만5천명에 불과해 주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대목은 작고 힘없는 성주를 더욱 참담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전자파 문제는 단기간에 피해를 측정하기 힘들다는 점 △국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적 없다는 점 △소음문제가 심각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 사드 성주 배치에 항의하는 대구경북지역 신문 기사
평소 보수적인 논조를 보여온 대구경북지역 언론들도 정부의 일방적인 성주 사드배치에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매일신문은 18일 1면 머리기사로 “‘우린 폭도가 아니다’ 성주군민들의 피맺힌 절규”를 게재했다. 대구신문 역시 18일 “성주군민을 공권력을 마비시킨 폭도로까지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MBC 역시 성주군민을 ‘폭력’ ‘시위대’로 묘사한 서울MBC와 달리 “(성주가) 사드배치 지역으로 결정 나면서 성난 민심으로 들끓고 있다”면서 군민들을 대변했다.

최근 지역신문이 1면을 백지발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모두 정부의 일방적인 행정에 반발하는 내용이다. 울산저널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며 지난달 29일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지난달 22일 영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되자 매일신문은 “신공항 백지화, 정부는 지방을 버렸다”는 제목과 함께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