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반대에 외부세력론을 제기한 보수언론의 색깔론을 새누리당이 받았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외부인 개입이 폭력사태의 한 가지 원인”이라며 ‘성주 군민’과 ‘불순한 선동세력’을 구분해서 처리하라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19일 오전 국회 현안질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지난 15일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성주를 방문했다 군민들에 의해 6시간 이상 가로막히고 물병과 계란 세례를 받은 사건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늘 소통이 없다고 비난하다 막상 소통하러 간 사람은 비판하니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집회 참여자 중에 ‘북한의 핵은 우리와 싸울 도구가 아니라 미국과 협상 카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번 폭력사태의 원인이 외부인 개입이라는 집회 주최측의 의견도 있었다”며 “통진당 비례 1번을 받은 윤모씨도 참여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보수언론이 제기한 ‘외부세력’론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44회 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 참석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포커스뉴스

조선일보는 19일 “경북 성주 군민을 중심으로 구성된 '성주 사드 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에 윤금순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윤 전 의원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을 지내는 등 여성·농민운동을 해오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통진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받아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기사에는 “윤 전 의원이 결혼 후 20년 간 성주에서 참외농사를 지었다”는 내용도 있다.

김진태 의원은 “일부이겠지만 이런 세력들이 침투하면 성주 군민들의 본 뜻이 왜곡된다. 이런 세력을 엄중 처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황교안 총리는 “성주 군민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기 위해 간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라 안타깝다. 경찰에서 후속조치를 하겠지만 앞으로 성주군민과 지속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이야기를 듣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또한 “선량한 성주 군민과 불순한 폭력선동세력은 분리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황 총리는 “맞다”고 답했다.

▲ 7월19일자 조선일보 2면


성주 군민의 ‘본 뜻’을 강조하던 김 의원은 질의를 마친 후 “나라가 있어야 지역도 있다”며 성주 군민들의 양보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왜 하필 성주냐고 한다면 다른 지역도 다 마찬가지 아닌가”라며 “정부 당국에서 고심 끝에 결정한 일이니 좀 인정해주면 안 되나. 그래야 나라가 돌아간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작년 11월 프랑스 파리의 한 축구장에서 폭발물이 터졌다. 관전 중이던 올랑드 대통령은 관중을 두고 자리를 떴다. 그러나 8만 관중을 두고 나홀로 피신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한 기사는 대한민국 언론에서만 나왔다”며 “현지 언론은 올랑드의 침착한 대처를 높이 평가했다. 이것이 바로 위기 때 분열이 아닌 통합으로 가는 자세다. 이럴 때일수록 힘을 모아야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한 “지역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가안보 문제는 예외다. 안보는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라며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 사드 배치 찬성하는 제1야당 김종인 대표의 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괴담 대신 진실을. 억측대신 과학을 존중하자. 지역도 좋지만 나라를 먼저 생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황교안 총리는 15일 벌어진 성주 시위가 ‘외부세력’이 개입한 폭력시위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황 총리는 ‘성주에 갔을 때 사드 배치에 반대하던 사람들이 시위대인가 성난 주민인가’라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성주 군민들과의 대화 자리였고 성주 군민들이 대부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백 의원이 “몇몇 언론이 ‘6시간 감금’으로 표현했다.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황 총리는 “지역 주민과 조금이라도 얘기를 들으러 간 것으로. 감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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