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KBS 보도개입 사태에 침묵으로 일관한 간부들을 비판했던 KBS 기자가 제주총국 발령을 받은 가운데,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 기자협회 등 일부 직능단체 협회원들은 18일 오전 한 목소리로 항의 피켓팅 시위를 열고 고대영 사장의 사죄와 인사 철회를 요구했다.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조합원 등 32명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부당인사 철회 △청와대의 보도개입 무보도 비판 △보도개입 사태에 대한 청와대 사과 △언론장악 국회 청문회 개최 △비판 성명 일방 삭제 사과 △고대영 사장의 사과 등을 촉구했다.

▲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조합원 등 32명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부당인사 철회 △청와대의 보도개입 무보도 비판 △보도개입 사태에 대한 청와대 사과 △언론장악 국회 청문회 개최 △비판 성명 일방 삭제 사과 △고대영 사장의 사과 등을 촉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KBS는 이정현 녹취 무보도와 관련, 이를 주도하고 있는 KBS 간부들을 비판했던 정연욱 기자(7년차)를 지난 15일 제주총국으로 발령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러시아 반발 소식을 논평했던 김진수 KBS해설위원을 보도국 밖인 방송문화연구소로 내보냈다.

아울러 이번 인사로 이정현 녹취록이 공개된 지난달 30일 KBS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도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던 김양순 기자는 라디오 제작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피켓팅 시위에 참여한 성재호 KBS본부장은 “부당 인사를 받은 사람들과 관련해 소송을 포함한 구제 수단을 다 고려할 것”이라며 “사드 논평에 개입하는 등 고대영 사장과 임원들은 편성과 제작의 독립성을 보장한 방송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조합원 등 32명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부당인사 철회 △청와대의 보도개입 무보도 비판 △보도개입 사태에 대한 청와대 사과 △언론장악 국회 청문회 개최 △비판 성명 일방 삭제 사과 △고대영 사장의 사과 등을 촉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이영섭 KBS 기자협회장은 “인사 발령이 있던 15일 오후 KBS기자협회는 긴급운영위를 개최했다”며 “언론노조 KBS본부, KBS노동조합 소속 기자뿐 아니라 무노조 기자 등도 한 목소리로 이번 사태를 ‘부당 인사’로 규정하고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자들의 연이은 인사 비판 성명도 이어지고 있다. KBS 경인방송센터 기자들을 시작으로 28기‧31‧34‧35‧33‧37기 등 KBS보도본부 기자들도 사측의 인사 철회를 요구하며 비판 성명을 연달아 내고 있다.

▲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조합원 등 32명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부당인사 철회 △청와대의 보도개입 무보도 비판 △보도개입 사태에 대한 청와대 사과 △언론장악 국회 청문회 개최 △비판 성명 일방 삭제 사과 △고대영 사장의 사과 등을 촉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한국기자협회는 18일 “KBS의 이번 조치는 구성원의 비판에 대해 생산적이고 건전한 논의를 하는 대신 힘으로 비판을 억누르려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사회 곳곳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사가 구성원의 비판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이중적이다. KBS는 정 기자에 대한 보복인사를 당장 철회하라”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KBS 측은 지난 17일 “지난 15일 단행된 인사 발령은 인사원칙에 따른 인사였다”며 인사발령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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