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에 10년째 볼모 잡혀? 당사자 의견 들어보니…
반올림에 10년째 볼모 잡혀? 당사자 의견 들어보니…
뉴데일리, 반론 제대로 듣지 않고 일방적 주장 전달… "생이별 아니라 사적인 이유" 기사 철회 요구

‘반올림이 삼성 직업병 피해자인 딸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보도가 왜곡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근래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에 대한 왜곡 보도가 거듭됨에 따라 반올림은 향후 왜곡 보도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인터넷 언론 뉴데일리의 최아무개 기자는 지난 15일 “아버지의 눈물… ‘아픈 딸 반올림에 볼모로 잡혀 10년 넘게 못 봐’”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직업병 피해자 아버지 A씨의 일방적 주장을 담았다. 기사는 “10년 넘게 친딸과 생이별을 하고 있는 아버지”가 있다며 “비극의 중심에 ‘반올림’이라는 단체가 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사는 A씨가 “딸을 보기 위해 반올림 집회장을 수차례 찾았지만 ‘딸이 아버지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납득하기 힘든 시위자의 변명만 들어야 했다”고 보도했다.

▲ 7월15일자 뉴데일리 기사 "아버지의 눈물… '아픈 딸 '반올림'에 볼모로 잡혀 10년 넘게 못 봐'" 캡쳐

기사는 또한 애초 반올림을 응원했던 A씨가 반올림으로부터 등을 돌린데 대해 “반올림도 빌미를 제공했다”면서 “집회장에 대리인을 세워놓고 바닷가로 여행을 다녀왔다는 소식을 당당하게 홈페이지에 올리는 반올림에 분노했다”는 A씨의 말을 전했다.

사실은 이와 달랐다. 피해 당사자인 B씨는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며 기자에게 직접 연락해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 B씨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희귀난치성 질환인 다발성경화증을 앓고 있는 직업병 피해자다. B씨는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와 반올림과는 별개의 사적인 연유로 가족과 10년 이상 떨어져 지내왔다.

B씨의 입장을 알게 된 반올림은 아버지 A씨에게 사실을 확인했고 그는 “(뉴데일리가 쓴) ‘반올림 대리농성’ 기사를 보고 화가 나서 전화를 한 건 사실이지만, ‘딸이 반올림에 볼모로 잡혀 있다’는 의도로 얘기한 건 아니”라면서 “제목과 해당 본문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기자와 반올림을 불러 3자 대면 자리를 만든 A씨는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 기사 정정을 요청했다.

‘반올림이 B씨의 소재지를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기사 내용에 대해 이종란 반올림 노무사는 18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피해자가 알려지길 원치 않는데 반올림이 알려줄 순 없는 일 아니냐”면서 “(B씨와) 연락이 닿는 정도지 반올림이 개인적인 뒷조사를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동일한 기자가 보도한 ‘반올림 대리 농성’ 기사는 일부 언론의 악의적 보도로 확인된 문제다. 뉴데일리, 문화일보, 파이낸셜뉴스, 서울경제 등은 지난 12일 반올림이 농성장을 대리인에게 맡기고 바닷가로 피서를 다녀왔다며 반올림 투쟁이 ‘절박함 없는 대리농성’으로 변질됐다는 비판보도를 냈다.

확인 결과 반올림 활동가들과 삼성 직업병 피해자 가족들이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1박2일로 떠난 ‘피서’는 인권활동가의 재충전을 지원하는 재단법인 ‘인권재단 사람’의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프로그램 참여로 농성장이 비게 됨에 따라 인권재단 사람 상근활동가 등이 연대의 뜻으로 농성장을 대신 찾았다. 경호업체 에스원 직원은 매일 24시간 농성장 인근에서 농성장을 지켜보고 있다.

▲ 2015년 12월22일 '삼성직업병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노숙농성' 77일차를 맞은 날, 방진복을 입은 221명의 참가자들은 삼성전자 강남사옥 일대를 돌며 직업병 재발방지대책과 배제없는 보상, 진정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종란 노무사는 “반올림이 피해자를 볼모로 잡고 있다는 등의 내용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 기사를 내려달라고 했다”면서 “16일 직접 반올림, 아버지, 기자가 3자 대면을 해서 피해자 아버지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당시 아버지가 홧김에 실언을 했을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뉴데일리 최아무개 기자는 “(A씨가) 두 차례 회사로 전화를 했고 딸을 만나고 싶은 아버지의 절절한 사연 때문에 직접 만나 인터뷰를 했다. 두 사람이 만났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사를 쓴 것”이라며 “문제가 된 내용은 수차례 들은 부분이고 ‘기사 잘 읽었다’는 문자도 받았다. 기사 본문 자체에 있어서는 틀린 바가 없다”고 말했다.

사실 관계가 틀렸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최 기자는 “아버지의 주장을 담은 기사다. (기사를 내리는 것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 회사 내에서 얘기하고 있는 중”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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