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BRitain)의 유럽연합 탈퇴(EXIT)를 이르는 '브렉시트'가 신문지상을 달구고 있다. 6월 23일(현지시각) 치러진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 '찬성' 측이 51.9%를 차지해 영국의 EU 탈퇴가 공식 결정됐기 때문. 영국이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CC)에 합류한 지 43년 만의 일이다.

영국의 EU 탈퇴와 함께 전 세계 정치·경제 분야에서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혼란에 휩싸여 있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네 가지 질문에 답하는 책들을 통해 이 혼란을 읽어내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보자.

[질문1] EU가 뭘까? - <EU 매뉴얼>

"유럽은 모든 것이 한 번에 만들어지거나, 단일한 계획 또는 일반적인 계획에 의해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유럽은 구체적 성취를 통해 건설될 것이며, 그 성취는 무엇보다도 사실상의 연대의식을 창조하는 일이다." 이 말에 따른다면, 쉬망 선언은 오늘날 유럽연합의 모태가 된 유럽공동체로 향하는 길을 정확히 예측한 셈이다.

EU에 대한 궁금증을 던지는 이들이 꽤 많다. 구글에 따르면, 6월 24일 국민투표 결과 발표 이후 영국 내에서 EU와 관련해 두 번째로 많이 검색된 질문이 'EU가 뭔가요'이기도 했다. EU는 유럽연합(European Union)의 약자로, 영국을 포함해 28개의 회원국이 뭉친 공동체다.

단일 통화인 '유로'로 상징되는 통합 경제권과 유럽집행위원회, 유럽의회, 유럽 사법재판소 등 공동 행정기구도 두고 있다. '하나이며 여럿'인 국가 간 상이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음은 물론이다. 영국인 학자들이 저술한 <EU매뉴얼>(시몬 어셔우드, 존 핀더/ 한겨레출판/ 2010년)은 이런 EU의 작동 방식 및 역학관계를 설명한 책이다. 유럽연합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는지, 어떤 방식으로 통치하는지와 EU의 다양한 제도들을 세세하게 소개한다.

[질문2] 영국의 고립은 처음이 아니다? - <영국사>

"섬나라이기는 하나 고립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유럽과 너무도 가깝기 때문에 영국인의 사상과 관습은 섬나라적일 수만은 없었다. 오히려 섬나라라는 조건은 자연현상이라기보다 인위적인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줄임) 후세에 이르러 강대한 함대를 만들고 완전히 방비된 바다로 둘러싸이자 그들은 안전을 의식하여 침략의 불안으로부터 해방되고, 수세기 동안 다른 나라에는 정책의 초점이었던 군비 증강의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안전한 여건 아래에서 정치 제도의 개혁을 시도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문학에서는 셰익스피어를, 과학에서는 아이작 뉴턴을 가졌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의회 민주주의를 성취했으며 발빠른 산업화를 이룩해 거대 제국으로 부상한 나라 영국. 이런 영국은 예로부터 유럽 대륙에서 한 걸음 떨어져 필요할 때만 개입하는 "영예로운 고립"의 노선을 택한 전력이 있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역사학자인 앙드레 모루아가 쓴 <영국사>(김영사/ 2013년)는 영국의 기원에서부터 영국이 전 세계의 패권을 쥐기까지의 과정을 기술했다.

[질문3] EU는 왜 흔들리나? - <덫에 걸린 유럽>

경제 영역에서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일들과 중요한 정치 주체들이 정치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일들 간의 불일치는 요즘 뭔가의 징후가 아닌가 싶을 만큼 심심찮게 터져 나오는 '통치불능' 상태에서 최고점에 달한다. 이런 현상은 유럽 핵심과 주변부 간에 생겨나 점점 깊어져 가는 분리선 양쪽 모두에 해당된다. 그런데 이번 위기를 막는 데 실패한 결과로 유로존이 쪼개진다면, EU도 그 뒤를 따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럽 경제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게다가 파리, 벨기에 테러로 안보엔 비상이 걸렸고, 이민자 문제도 심각하다. 도대체 EU는 왜 이런 위기에 봉착한 걸까? 독일의 정치사회학자 클라우스 오페는 <덫에 걸린 유럽>(아마존의나비/ 2015년)에서 "유럽연합이 이대로 계속될 수 없다는 건 누가 봐도 명백한 현상"이라고 지적하면서 유럽을 붙잡은 두 개의 덫을 지적한다. 유럽의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그로부터 해법을 발견하고자 한 책이다.

[질문 4] 브렉시트는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환율의 미래>

어떻게 해야 유럽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3가지 대안을 들 수 있다. 첫째는 유로화를 버리고 다시 예전 통화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스를 예로 들어본다면 유로화를 폐기하고 예전 통화(=드라크마)를 다시 사용하여 대규모 평가절하를 단행하면 기업의 경쟁력이 일거에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관광객도 예전보다 더 많이 올 것이기에, 경상수지도 흑자로 돌아 갈 가능성이 높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서 유로화의 가치는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화폐인 달러화와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세계 경제가 혼돈에 휩싸였다. <환율의 미래>(홍춘욱/ 에이지21/ 2016년)는 이렇게 직접적으로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 환율의 원리부터 그 응용에 이르기까지 환율에 관한 명쾌한 지식을 제공하는 책이다. 브렉시트 이후 경제계의 지각변동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인터파크도서 북DB와의 콘텐츠 제휴를 통해 제공합니다. 북DB 기사 보기)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