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의 ‘좋아요’는 21일 현재 17만5979명이다. 최근 ‘좋아요’가 급증하며 업계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새로 유입된 ‘좋아요’의 상당수가 동남아시아 국적으로 나타났다.

마케터들을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분석 프로그램 ‘bigfoot9.com’에 따르면 6월20일 기준 중앙일보 페이스북 ‘좋아요’ 국적 분포는 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등 외국 국적 비율이 무려 49.72%로 나타났다. 한국인 비율은 50.28%에 불과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같은 변화가 불과 이틀 만에 벌어졌다는 점이다. 6월18일 기준 중앙일보 ‘좋아요’의 한국인 비율은 85.35%였다.

▲ 중앙일보 페이스북 계정.
현재 외국 국적의 ‘좋아요’는 인도네시아 20.35%, 필리핀 16.99%, 베트남 6.16% 순이다. 이틀간 한국 국적은 687명 증가한 반면, 인도네시아는 3만671명, 필리핀은 2만6687명 증가했다. 이틀 만에 동남아시아에서 팬이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매우 이례적인 이번 일을 두고 일각에선 중앙일보가 동남아시아 국적의 유령계정을 구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항간의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 유령계정을 사면 페이스북 팬 수는 늘겠지만 인게이지먼트와 TAT(댓글·좋아요 등 페이스북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 등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줄어든다. 중앙일보 페북 페이지는 팬수 증가와 더불어 인게이지먼트 지표가 동시에 증가했다”고 밝혔다.

▲ 페이스북 페이지분석 프로그램 ‘bigfoot9.com’이 밝힌 중앙일보 페이스북 국적별 분포. 이틀 사이 동남아시아 팬이 급증했다.
그러나 설득력이 떨어지는 해명이다. ‘좋아요’ 숫자에 비해 PIS(Post Interaction Score)로 불리는 사용자 참여지수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21일 기준 17만 명이 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의 PIS지수는 4900인 반면, 14만 명 수준의 노컷뉴스 페이스북 PIS지수는 5만1000 수준이다. 죽어있는 계정이 많다는 의미다.

▲ 페이스북 페이지분석 프로그램 ‘bigfoot9.com’이 밝힌 중앙일보 페이스북 국적별 분포. 이틀 사이 동남아시아 팬이 급증했다.
동남아시아 구독자가 급증한 대목에 대해 중앙일보 관계자는 “우리도 놀라서 분석해보니 동남아 팬 급증은 한류 관련 콘텐트의 영어 해시태그와 페이스북 라이브 전략에 따른 성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6월 14일, 걸그룹 컴백 쇼케이스 라이브 등 한류 콘텐트를 내보낸 날부터였으며 영어 카피와 해시태그 전략 등을 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걸 그룹 쇼케이스 이후 8만 명 가까운 동남아시아 구독자가 급증했다는 설명이지만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좋아요가 이틀 사이 8만 건 가까이 증가했는데 좋아요가 늘어난 만큼 댓글이나 공유가 증가하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뉴미디어 스타트업 관계자는 중앙일보의 ‘좋아요’ 급증을 두고 “많은 사람이 실망감을 느끼는 지점은 과연 이것이 디지털 혁신이냐는 지점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앙일보는 최근 카카오 대표 출신의 이석우씨를 영입한 뒤 디지털 혁신을 예고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