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초(超超)저금리 시대가 시작됐다. 6월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1.5%이던 기준금리를 1.25%로 낮췄다. 2012년 7월 이후 만 4년째 계속된 금리인하다. 지난해 3월에는 1.75%로 사상 첫 1%대 금리에 진입했고, 지난해 6월에 이은 이번 금리인하로 ’사상 최저 금리’ 기록은 다시 경신됐다.

소비와 투자 확대를 유도하자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과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뭉칫돈들이 부동산이나 채권 시장으로 급속도로 유입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고, 계속 하락하던 전국 아파트 가격이 7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금리인하 ’약빨’ 덕분이라는 분석도 있다. 저금리 정책의 부작용이 누적돼가는 가운데, 가계부채 관리가 더욱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도 거세다.

초저금리 시대를 지나 초초저금리 시대를 맞이한 지금,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초초저금리 시대에도 어떤 이들은 이익을 보고 부자가 될 것이고, 또 다른 이들은 더 위기에 빠져 힘들어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어느 쪽이 될지, 저금리 시대를 해석하고 해법을 제시한 책들을 통해 가늠해보자.



▲ 대체 금리가 뭐길래 <나는 금리로 경제를 읽는다>

금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일단 금리란 무엇인지 알고 넘어가는 것이 순서다. 금리는 현재의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나는 금리로 경제를 읽는다>는 물가, 주식, 환율, 금리정책 등과 금리의 서로 밀고 당기는 관계를 알려주고, 금리를 움직이는 주체가 누구인지, 어떻게 움직여야 경제에 보탬이 되고 해가 되는지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저성장, 저물가, 저투자, 저금리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금리를 잘 알아야 가계경제의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위기가 찾아와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세계 각국은 자국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못해 안달할까? (줄임) 환율이 올라가면 자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생겨 수출이 잘된다. 따라서 기업의 수익성이 증대되어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환율이 올라가면 수입 물가가 덩달아 올라간다. 최근 들어 물가하락, 즉 디플레이션의 우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나라들 입장에서는 수입 물가가 올라가면 자연스레 물가하락 기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 그럼 환율을 올리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줄임) 바로 금리를 내리는 것이다." - <나는 금리로 경제를 읽는다> 중에서

▲ 일본의 현재는 한국의 미래일까 <마이너스 금리의 경고>

6월 16일 이웃 나라 일본은 기준금리를 현행 연 -0.1%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낮춘 이후 이번까지 네 차례나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2014년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이후 스위스, 덴마크, 스웨덴 등도 동참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것이 한국경제의 현실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보관료를 내야 하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금융경제의 상식을 뒤엎는 ’경고음’일 수 있다. 일본의 베테랑 증권분석사 도쿠가츠 레이코가 쓴 <마이너스 금리의 경고>는 극단적 통화완화 정책이 세계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마이너스 금리’가 가져올 변화는 무엇일지 일본의 현실을 통해 짚어본 책이다. 저자는 ’눈에 보이는 금리’를 결정하는 수면 아래의 금리세계를 보여주며, 마이너스 금리라는 ’위험한 실험’이 가져올 세계 금융시장의 변화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 예금·연금·보험이 줄어드는 시대 <마이너스 금리시대>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분석한 국내 저자들의 책도 있다. 로이터통신 경제금융 전문기자인 임승규와 동부증권 채권 애널리스트인 문홍철이 함께 쓴 <마이너스 금리시대>.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의 변화를 예측한 책으로, 마이 너스 금리가 적용되면 우리나라의 예금·보험·연금·부동산·금 등은 어떻게 바뀔지,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인 전세제도는 어떻게 바뀔지, 한국경제에 밀착한 전망을 내놓는다. 이제 곧 눈앞에 닥칠지 모르는 현실에 대해 두 저자는 최대한 객관적인 자료와 인터뷰를 근거로 전망하고 있다.

"1.5% 기준금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미래였다.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은 미래가 지금의 현실이 됐다. 지금까지 한국의 기준금리를 끌어내렸던 국제정치의 동학은 변한 게 없다. 중국의 발작적인 금융시장 불안이 반복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통화완화 사이클은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의 경우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현실적인 위협으로 닥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5년 후 한국의 금리가 마이너스 영역에 도달해 있으리라 전망한다면 그건 도박일까? 투자일까? - <마이너스 금리시대> 중에서"

▲ 경제를 읽는 생각의 틀 <돈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결국 우리가 궁금한 것은 하나다. ’그래서 돈은 어디로 흐를 것인가.’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금융경제를 이해하는 ’시각’을 갖게 된다면 초초저금리 시대, 또는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대한 두려움은 어느 정도 줄어들지 않을까? <돈은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돈의 흐름을 ’일관된 시각의 틀’로 제시함으로써 원화와 외화, 환율과 금리의 연계를 모색한 책이다.

저자 임경은 현재 한국은행 경남본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관련 업무를 수행하며 쌓은 경험과 지식을 책에 담았다. 환율과 달러, 금리와 원화 자금이 어떠한 연계관계로 움직이는지 보여주고, 돈의 흐름과 가격의 연결고리를 통해 위기와 정책을 파악할 수 있는 ’생각의 틀’을 제시한다. 또한 저금리 영향과 뉴노멀 시대 통화정책의 지향점, 최근 유럽과 일본의 행보, 위안화의 국제화, 국제적 자본 불균형, 마이너스 명목금리 등 이슈 아래에 흐르는 기조를 정리하여 변화를 읽는 일관된 시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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