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서 여당 이사가 야당 이사에게 “이 XX야”라고 욕설을 하는 등 막말 파문이 불거졌다.

방문진 여‧야 이사들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이사회를 열고 ‘MBC 녹취록에 대한 특별감사 건’ 등을 논의하고자 했다. MBC 감사에 녹취록 관련 특별감사를 요구해야 한다는 야당 이사들의 입장이 반영된 안건이었다.

지난 1월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폭로했던 녹취록에는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이 파업 과정에서 최승호 전 MBC PD와 박성제 전 MBC 기자를 “증거없이 해고했다”는 발언이 담겨 있어 논란이 일었다.

앞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MBC 녹취록’을 정식 안건으로 다루지 않되, 백 본부장이 이사회에 출석했을 때 방문진 이사들에 녹취록 관련 질의 기회를 주기로 한 바 있다. 

야당 이사들은 방문진 보고 차 방문한 백 본부장에게 녹취록 관련 질문을 하려 했지만, 여당 이사들은 “여기가 청문회장인가”라며 반발했다. 

여‧야 이사들간 고성이 계속되고 정상적인 회의 진행이 어려워지자 고 이사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이사회장 밖에서 이사들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정회 중에도 고성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여당 추천 이인철 이사는 야당 추천 유기철 이사에게 “이 XX야”라고 욕설을 했다.

유 이사는 “나한테 와서는 ‘야 이XX야’라고 하더라”며 “나중에 이 이사가 와서 사과를 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은 이와 관련해 이 이사에게 연락했으나 그는 답변을 거부했다.

이날 여‧야 이사들은 거친 발언을 회의 내내 쏟아냈다. 여당 추천 유의선 이사는 야당 이사들을 향해 “굉장히 불순한 분들”이라고 했고, 야당 추천 이완기 이사는 “밖에서는 MBC를 ‘범죄 집단’이라고까지 말한다”고 발언했다가 여당 이사들의 큰 반발을 샀다.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의 경우 백종문 본부장에 대한 질문을 막으며 MBC 경영진을 두둔하는 여당 이사들의 행태가 반복되자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결국 ‘MBC 녹취록에 대한 특별감사 건’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백 본부장은 “이미 지난 번에 충분히 말씀드렸다”며 야당 이사들의 질문을 회피했다.

MBC 경영진들의 막무가내식 경영에 대해 야당 이사(3명)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다수의 여당 이사(6명)들이 말꼬리를 잡거나 경영진을 두둔하고 이에 야당 이사들이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가다가 회의나 안건이 무산되는 상황이 이날도 되풀이된 것. 

여당 추천 김광동 이사는 “이런 식의 회의는 무의미하다”며 “10기 방문진 이사들은 9기 때보다 훨씬 더 감정적이고, 상대방에 대해 격한 분노를 표출한다”고 했다. 

고 이사장은 “이사들의 감정을 풀어보려 워크숍도 열어보고 했지만 야당 이사들이 참석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는 “여당 이사들은 너무나 비상적인 논리로 근거도 없이 MBC 경영진을 두둔하고 있다”며 “(백 본부장에 대해) 질문조차 방해하며 경영진을 비호하는 게 일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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