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웹툰을 올려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가 대법원에서 해고무효 확정판결을 받은 권성민 MBC PD가 23일 복직했다. 권 PD는 복직 후 예능국으로 복귀해 ‘듀엣가요제’ 제작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상암동 MBC 경영센터 앞에서 권 PD의 출근길에 복직 환영 행사를 열고 권 PD의 해직 기간 노고를 격려하고 복직을 축하했다.
권 PD는 복직을 환영해 준 조합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다른 해직 선배들에 비하면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잘 지낼 수 있도록 지지해준 조합원들께 감사하다”며 “옆에서 조언해준 해직 선배들도 어서 돌아와 자랑스러웠던 MBC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다시 일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직이 끝난 후 권 PD는 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전보 조치됐고, 이후 MBC 사측은 지난해 1월21일 권 PD가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린 웹툰이 미디어오늘 등 언론사에 노출된 상황이 취업규칙 제3조(준수의무)와 제4조(품위유지) 등 MBC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공정성과 품격유지를 위반했다는 등의 사유로 해고를 통보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권 PD가 그린 웹툰이 “MBC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해고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MBC의 항소는 이유가 없다”고 기각했고 지난 13일 대법원은 심리불속행으로 사측이 상고를 기각해 권 PD의 해고무효가 확정됐다.
권 PD는 “판결이 엄청 빨리 나기도 했고 상암으로 한 번도 출근해 본 적이 없는데 오늘 상암으로 첫 출근하는 날이어서 복직하는 실감이 잘 안 난다”면서 “앞으로 어떤 일들이 있을지, 예능국으로 돌아간대도 예전에 알고 있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 안타깝지만, 지금은 한창 배우고 열심히 일해야 할 때여서 돌아가서 한 명의 피디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해직 선배들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도 사측을 향해 “이상호 기자가 대법원 판결을 받아 돌아왔음에도 연이은 징계로 결국 쫓아내니 속이 시원하냐”며 “정말 안타까운 건 ‘MBC 녹취록’에도 나왔지만 증거 없이 해고한 6~7년 동안 변호사 수십 명을 쓰고 비용이 얼마나 들던 일단 저지르겠다는 것인데, 노동자들은 인간의 기본조건을 위해 끝까지 싸울 거다. 더 이상 권성민을 괴롭히지 말고 PD로서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송일준 MBC PD협회장은 “권 PD가 방송이 좋아 다른 걸 잊고 밤새며 행복했던 때가 생각난다”며 “한창 일할 나이에 우여곡절 끝에 복귀했는데 제발 경영진은 권 PD가 자기 존재를 꽃피울 수 있도록 조치를 해준다면 나도 회장으로서 PD 동료, 후배들이 다시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일준 MBC PD협회장은 “권 PD가 방송이 좋아 다른 걸 잊고 밤새며 행복했던 때가 생각난다”며 “한창 일할 나이에 우여곡절 끝에 복귀했는데 제발 경영진은 권 PD가 자기 존재를 꽃피울 수 있도록 조치를 해준다면 나도 회장으로서 PD 동료, 후배들이 다시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