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겠다”는 비명소리가 언론계 곳곳에서 들린다. “뭘 해도 안 된다”는 자조까지 들린다. 그동안 언론의 생계를 떠받쳐왔던 광고시장은 꾸준히 악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언론의 목표는 어느새 ‘생존’이 됐다. 신문과 방송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고 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다. 미디어오늘은 ‘한국 언론 혁신과 생존’이라는 주제로 12회에 걸쳐 언론의 다양한 시도를 조망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전처럼 광고로 먹고 살기에는 방송시장이 레드오션이 된지 오래다. ‘전통 언론’의 강자인 지상파조차 뉴미디어 시장과 해외 방송 판매 시장에서 주도권을 뚜렷하게 쥐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콘텐츠를 팔아 새로운 먹거리를 구상하는 방송사업자들은 ‘적과의 동침’ 전략을 택하고 있다.

VOD 시장이 대세? 배고픈 방송사들

“기사 때문에 드라마 결말 스포 당했다.” 언제부턴가 영화 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스포’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다. 여주인공과의 결혼 상대가 ‘택이’인지, 아니면 ‘준열’인지가 최대 관심사였던 ‘응답하라 1988’의 마지막회, 주인공의 생사여부가 관건이었던 ‘시그널’ 마지막 회 모두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기사가 스포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제는 많은 시청자들이 ‘본방사수’가 아닌 방송 이후 올라온 주문형 비디오(VOD)로 방송을 보게 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VOD 시장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유료방송사업자의 VOD 매출액은 5674억 원으로, 전년 매출 4331억 원보다 31% 증가했다. 유료방송사업자의 2014년 VOD 매출은 2년 전과 비교해보면 90%나 늘어났다. 

시청자의 이용패턴 변화에 따라 방송사들도 대응해야 했지만 복기해보면 한발 늦었다. 지상파는 유료방송과 재송신 수수료 협상을 하면서 VOD를 딸린 상품처럼 서비스로 제공했다. 지상파가 플랫폼 사업자라면 독점 콘텐츠를 쥐고 있는 게 유리했겠지만, 쌍방향 서비스인 VOD를 선보일 수 없는 지상파는 전 국민이 이용하고 있는 유료방송의 유통망에 의지할 수 밖에 없기도 했다.

그런데 상품을 유료방송에 납품하면서 유통망을 내주다보니 시장 주도권을 뺏겨버렸다. 프로그램 판매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다보니 지상파가 챙겨오는 몫이 만족스러울 리 없었다. 물가 상승에 따라 프로그램 제작 단가는 점점 올라가는데, VOD 가격이 오르지 않으니 판매량이 늘어도 수익은 제자리걸음이라는 이야기다. 더욱이 지상파는 유료방송이 정산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내고 있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지상파 일일 드라마 기준으로 회당 제작비가 2억5000만 원을 넘어가면 적자라는 걸 전제로 예산을 편성하는데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좋은 배우와 좋은 작가를 요구하다보면 크게 남기지 못 한다”면서 “이익은 2차 시장인 콘텐츠 판매 시장을 통해 남겨야 한다. 중국의 인터넷 플랫폼은 ‘태양의 후예’를 편당 25만 달러에 샀다. 반면 국내에는 2차 시장인 콘텐츠 판매시장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뿐만 아니라 CJ와 종편도 마찬가지”라며 “콘텐츠 판매로 돈을 못 버니 프로그램 안에 PPL을 구겨넣는 것”이라고 말했다.

▲ MBC 무한도전 화면 갈무리
지상파가 2014년부터 ‘도를 넘은 갑질’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콘텐츠 제값받기’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상파가 유료방송에 요구한 가격인상은 △VOD 가격인상 △VOD 수익배분율 지상파 몫 인상 △VOD 정산방식 재송신료 방식으로 전환 △재송신수수료 인상 등 전방위적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콘텐츠 가격은 정액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그동안 턱없이 싼 헐값에 팔았는데, 빨리 제대로 된 대가를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협상을 앞둔 지상파 입장에선 마음이 급하다. 지금까지는 지상파의 콘텐츠 영향력이 강했기 때문에 협상을 다소 유리하게 이끌 수 있었지만, 급변하는 방송 업계의 상황을 볼 때 앞으로도 지상파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지상파의 콘텐츠 영향력이 이전 같지 않다. 방통위가 발표한 지난해 시청점유율을 보면 CJ 계열 채널의 시청점유율은 9.3%, 종편 4사의 시청점유율은 14%에 달했다. 반면 지상파 4사의 시청점유율은 2011년 60%에서 2015년 47%로 급감하는 추세다. 

또한 케이블과 IPTV가 난립하던 유료방송시장 구도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을 계기로 통신3사의 IPTV 중심으로 예상보다 빨리 재편되면 지상파의 협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SBS가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CJ헬로비전을 상대로 20건이 넘는 비판기사를 쏟아내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로 발돋움한 대기업인 통신3사가 일제히 콘텐츠 사업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경쟁자가 늘고 있다. KT는 연말까지 콘텐츠에 5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계기로 3200억 원의 콘텐츠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른 지상파 관계자는 “특히 VR 등 차세대 콘텐츠에서 KT가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지상파가 플랫폼도 통신사에 종속되고 콘텐츠 경쟁력도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말했다. 

OTT·클립영상, 주도권 잡기 안간힘

지상파는 유료방송시장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시장 초기 단계인 온라인에서는 독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상파 3사는 공동출자로 콘텐츠연합플랫폼을 만들어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한 영상 서비스) ‘푹’을 선보였고, 여기에 JTBC와 MBN도 콘텐츠 공급을 하고 있다. 푹은 CJ가 내놓은 대표적인 OTT서비스인 티빙(TVing)에서 지상파 콘텐츠를 빼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당시 이희주 콘텐츠연합플랫폼 전략기획실장은 “모바일 시장에서 지상파가 플랫폼 전략을 취하려 한다”면서 “유료방송사업자가 주는 마약을 더 이상 맞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상파만의 독자 플랫폼이라는 기치를 내세운 푹의 회원 수는 크게 늘고 있다. 푹에 따르면 푹의 유료결제 회원은 지난해 10월 26만 명에서 3월 37만 명, 5월 현재 42만 명으로 늘었다. 

다만 모바일 IPTV가 통신 3사의 많은 가입자와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큰 수익을 거두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푹이 PC에서도 시청이 가능한 N스크린 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모바일 접속량만 놓고 보면 통신 3사가 저가에 제공하는 모바일 IPTV에 밀리는 현실이다. 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푹의 모바일 순방문자수는 3월 기준 62만3794명으로 같은 기간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322만 명), LG유플러스의 LTE비디오포털(229만 명), KT의 올레TV모바일(173만 명)과 격차가 크다. 

김혁 SBS플랫폼사업팀장은 “회원이 100만 명은 돼야 돈을 벌 수 있고 장기적으로 500만 명까지 확보해야 한다. OTT 시장에서 돈을 내는 사람은 다 회원으로 두겠다는 건데, 쉽지 않다”면서 “그래도 OTT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당장 돈이 안 나오더라도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모바일 TV를 시청이 보편화되면서 OTT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푹2.0 자료화면.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 시청이 늘어나면서 방송의 하이라이트를 3~5분 분량으로 편집한 클립 영상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방송사들은 클립 영상에 대한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전과는 다른 방법을 썼다. 우선 OTT가 VOD시장의 확장판이라면 클립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었고, 시장이 작았다. 온라인 콘텐츠 유통은 이미 포털과 유튜브 등의 사업자가 장악한 상태였기 때문에 새로운 유통로를 찾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래서 방송 사업자들은 ‘플랫폼 인 플랫폼’ 전략을 택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 개별 콘텐츠를 공급하는 게 아니라, 백화점에서 매장으로 입점하듯 포털에서 각 방송사 영상을 모아 볼 수 있는 별도의 섹션을 만든 것이다. 방송사들은 여기서 광고수입과 편성권, 광고영업권도 가져올 수 있었다. 포털 역시 유튜브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방송 사업자들이 유튜브와 결별하고 포털에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방송 사업자들의 플랫폼 인 플랫폼 전략이 유효했던 이유는 ‘조합’을 만들 듯 최대한 뭉쳤기 때문이다. MBC와 SBS는 합작으로 온라인 광고 대행업체인 스마트미디어렙(SMR)을 만들었는데, 여기에 KBS, 종편과 CJ도 참여한 콘텐츠 홀더를 구축했다. 경쟁관계인 유력 사업자들이 모두 뭉친 덕에 포털과 9:1 비율로 광고 수입을 나눌 정도의 강력한 협상력을 갖게 됐다. 통상적인 광고 수입 배분비율이 7:3에서 8:2라는 점을 감안하면 방송사에 돌아가는 몫이 큰 편이다. 

클립 영상은 예상보다는 빠르게 안착하고 있지만 ‘성공’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종진 스마트미디어렙 공동대표는 “성과는 무엇을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면서 “예상보다 매출액이 잘 나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전체 방송시장을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정형 TV에서 시청자들이 빠지는 속도에 비하면 부족한 상황이고, 매출을 8개 방송사가 나누다보면 큰 액수라고 볼 수만도 없다”고 말했다. SMR은 지난해 3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로 눈 돌리고, 수출 방식 다변화

방송사업자들은 해외 시장으로 고개를 돌려 활로를 찾고 있다. 좀 더 많은 국가에,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판매하는 게 관건이 됐다. 해외 시장에서 한류의 인기는 ‘별그대’에서 ‘태후’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해외 한류 방송 포맷과 콘텐츠 판매 수익, 온라인 시장에서의 방송 콘텐츠 판매 수익 등 전통 방송시장과 뉴미디어 시장 모두 기대할만하다는 핑크빛 전망이 나온다.

특히 국내 방송 사업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국내 시장의 한계 때문이다. 뉴미디어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광고 시장의 규모는 계속 줄어들고 있고, 방송사 간 경쟁이 심해 수익을 늘리기 쉽지 않다. 한 방송사의 해외콘텐츠 사업 관계자는 “광고 수익이 줄어든 만큼 콘텐츠 수익이 나지는 못하고 있지만, 결국은 콘텐츠 유통을 통해 수익이 나고 다시 제작비로 투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방송 판권과 포맷 등은 ‘한류’라는 브랜드를 달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4일부터 7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콘텐츠 마켓인 MIPTV에서 한국 방송 콘텐츠는 약 298억원 규모의 수출 성과를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13% 증가한 규모다. 또한 지난 11일부터 4일 간 열린 부산콘텐츠마켓에서는 지난해 대비 33% 증가한 563억원 규모의 계약 성과를 올렸다. 두 방송 콘텐츠 마켓에서의 한국 방송 콘텐츠에 대한 인기는 ‘태후 효과’ 덕분이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지상파 뿐만 아니라 CJ 계열 방송사업자와 JTBC 등의 성장도 해외 방송 시장에서 한국 방송의 인기를 견인했다. 부산콘텐츠마켓 측은 이번 마켓에서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 판권 거래는 크게 줄고 CJ 계열 방송사업자와 JTBC 등 종편의 방송 판권 판매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방송에 대한 해외 시장에서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데, 한류 뿐 아니라 CJ 계열 방송사와 JTBC 등 국내 방송 사업자가 다양해진 것도 한 몫 한다”고 설명했다. 

방송 콘텐츠 수출은 점차 판권 거래에서 포맷 판매로 변화하는 추세다. 약 10여년 전 세계 시장에서도 방송 포맷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던 시기에는 이미 만들어진 드라마 등을 그대로 파는 판권 판매가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포맷만 판매하거나, 현지에 한국 방송 제작 관계자들이 방문해 공동제작을 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 지난해 5월 중국 강소위성TV에서 방영된 중국판 복명가왕. MBC 복면가왕의 포맷을 수출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국내 방송 포맷 판매가 늘어난 배경에는 현재 해외 방송 콘텐츠 시장 수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한몫한다. 완성품을 팔자니 중국의 해외 방송 콘텐츠 방영을 제한하는 광전총국의 방송 편성 규제가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을 판매하는 것보다는 공동제작을 통해 비즈니스 관계를 쌓아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전략도 있다. 

방송사업자들이 중국시장 중심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한 시장으로 진출하는 상황에서 수출 방식도 다양해져야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하기도 했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유럽이나 미국, 중동 쪽에서는 아직 우리 방송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우리 콘텐츠를 그대로 사서 쓰자니 자신들의 문화가 우수하다고 느끼는 유럽시장의 자존심이 상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완성품을 사가지 않고 포맷만 가져다 제작하는 것을 선호하는 곳은 우리보다 제작 역량이 높은 유럽이나 러시아”라고 전했다. 

특정 장르 위주로 수출한다는 점은 해외 콘텐츠 판매 전략을 짜는 데 방송 사업자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방송 프로그램 장르별 수출액 중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기준 전체 수출액 대비 73.8%에 달한다. 교양은 16.6%, 오락은 7.8%에 불과하다. 

특히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지상파와 방송사업자들의 경우 아시아 국가에 수출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2015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수출비중은 일본 30.8%, 중국 22.2%, 홍콩 20.6%다. 또한 방송 콘텐츠 수출량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만 놓고 봐도 방송프로그램 수출 지역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일본(32.0%)이다. 최근 일본으로의 드라마 등 방송 콘텐츠 수출이 혐한류의 영향으로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수출 유형과 장르, 지역, 사업자 등을 다각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견원지간 방송사들, 미지의 시장에선 ‘협업’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나선 한국 방송사들의 전략은 뉴미디어 시장과 마찬가지로 ‘협업’이다. 최근 지상파 방송3사와 CJE&M과 일부 종편 등 방송사들이 모여 ‘포맷산업협의회’ 구성을 준비중인 것이 대표적이다. 해외에서의 방송 판매는 ‘한류’라는 이름으로 함께 공동대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 것이다. 특히, 중국 등 일부 시장에서 한국 방송 포맷 베끼기에도 대응하면서 방송 시장에 대한 정보 교류의 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 ⓒ iStock
국내에서 그랬듯 해외 온라인 방송 시장에서도 방송사들의 협업은 눈에 띈다. 홍콩의 통신사인 PCCW가 넷플릭스에 대항하겠다며 내놓은 방송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인 ‘VIU’에서는 현재 지상파 3사와 CJ 계열 방송사의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다. 한국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방송된 지 24시간 내로 홍콩과 말레이시아 등의 시청자들도 다시 볼 수 있다. 현재는 4개 방송사의 콘텐츠를 모두 무료로 볼 수 있고 대신 광고가 따라붙는 AVOD 형태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이후 동남아 지역 모바일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SVOD(유료 가입자 월정액 기반)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VIU 등 해외 OTT서비스를 통해 전체 판권 비즈니스의 30~40%의 수익을 끌어올리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현재 광고 기반의 무료 VOD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이후 모바일 시장의 급속한 확대로 유료 월정액 서비스를 통한 수익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집안사람들이 집 안에서는 엄청 싸우지만, 다른 집 사람 앞에선 안 싸우는 것과 비슷하다. 국내에서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싸우지만 해외에서는 다르다. 중국에서 KBS ‘태후’의 성공이 꼭 자사의 성공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한류 브랜드를 끌어올리려면 한국 방송사 중 일단 누구라도 성공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들이 함께 인도에 가서 방송 계약을 하고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아직은 시장이 작거나 누구하나 우위가 확보되지 않은 영역에서 경쟁을 하면 위험부담이 크다”면서 “뭉쳐서 협상력을 높이고, 시장규모부터 만들어야지, 경쟁부터 하면 모두 망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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