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석호 사장이 호화출장과 비리 논란으로 사퇴한 후 공석이  된 아리랑TV 사장에 ‘낙하산 인사’가 안착하게 됐다.

전국언론노조 아리랑TV지부에 따르면 김구철 아리랑미디어 고문이 차기 아리랑TV 사장으로 내정됐다. 김구철 고문은 KBS기자 출신으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 캠프의 BBK대책팀인 클린정치위원회의 방송팀장으로 일했다. 종편 개국 당시 다시 언론인으로 돌아가 TV조선 보도본부에서 편집2팀 팀장, 선거방송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여풍당당 박근혜’를 집필했다. 

김구철 고문은 KBS 보도국 재직 시절 수백만원의 제작비를 횡령해 2007년 해임된 전력이 있다. 김구철 고문은 해고무효소송을 냈으나 항소심에서 패소해 해고가 확정됐다.

▲ 김구철 고문의 저서 '여풍당당 박근혜'.


언론노조는 3일 오후 성명을 내고 “방석호 비리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와 검찰의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도 않은 시점”이라며 “청와대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방석호 후임 사장으로 공영방송에서 제작비 횡령 혐의로 해임된 김구철씨를 지명했다. 도둑 잡아 쫓아냈더니 소도둑 앉힌 격”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여풍당당 박근혜’를 집필하는 등 노골적으로 권력에 줄 선 전력은 덤이다. 차마 ‘언론인’이라 호명하기에도 부끄러운 인사”라고 덧붙였다.

아리랑TV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사장은 이사회가 구성한 임원추천위원회가  면접을 통해 추천한 복수인사 중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명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2일 면접이 끝나자마자 문화부가 사장후보자를 지명해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노조는 “청와대가 김구철씨를 내정해놓고 사장 공모를 진행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아리랑TV 전임 사장들 역시 단순히 정권과 코드가 맞는 수준이 아니라 정권창출에 기여하거나 정부여당에서 일해온 ‘낙하산 사장’이었다. 정국록 전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언론특보 출신이며 손지애 전 사장은 청와대 해외홍보 비서관 출신이다. 정성근 전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 캠프 출신이며 방석호 전 사장도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