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석호 사장이 호화출장과 비리 논란으로 사퇴한 후 공석이  된 아리랑TV 사장에 ‘낙하산 인사’가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아리랑TV 관계자 등에 따르면 5월2일 치러지는 아리랑TV 차기사장직 면접 대상자 7명중 중 다수가 친정부 인사로 나타났다.

유력한 사장 후보인 최형두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진박’으로 불린다. 그는 문화일보 논설위원 출신으로 20대 총선에 경기 의왕, 과천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으나 당 내 경선에서 낙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논평을 내고 그의 실명을 거론하며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사장 선임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요구했다.

▲ 최형두 전 청와대 비서관.
더불어민주당은 KBS출신 친정부 인사들도 아리랑TV사장에 대거 지원했다며 비판했지만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는데, 확인결과 김구철 아리랑미디어 고문, 금동수 전 KBS 부사장, 전용길 전 KBS 제작본부장이 지원했다.

김구철 아리랑미디어 고문은 KBS기자 출신으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 캠프의 BBK대책팀인 클린정치위원회의 방송팀장으로 일했다. 이후 종편 개국 당시 다시 언론인으로 돌아가 TV조선 보도본부에서 편집2팀 팀장, 선거방송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금동수 전 KBS 부사장은 선임 당시 노조가 ‘노조탄압 전문가’라며 강력하게 반발한 인물이다.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금 전 부사장은 2008년 인적자원센터장 재임시절 사원행동 직원들에 대한 부당징계와 지방전출 등을 주도했다. KBS SKY사장 시절에는 사측에 비판적인 PD들의 사표제출을 유도한 뒤 수리했다 부당해고와 복직판결을 받기도 했다.

▲ 지난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강선규 보도본부장의 일방적인 뉴스해설자 교체에 반발해 피켓 시위를 하는 가운데 금동수 부사장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전용길 전 KBS 제작본부장은 2012년 콘텐츠본부장 재직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군사독재를 미화하는 내용의 드라마 ‘강철왕’제작을 추진하다 양대노조의 불신임을 받았다. 

이 외에도 아리랑TV 내부인사로 송종길 아리랑TV사장대행과 김명진 아리랑TV 전 경영본부장도 사장에 지원했다.

아리랑TV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사장은 이사회가 구성한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복수인사 중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명한다. 5월2일 사장 면접에서 최종 후보자 3명을 뽑은 뒤 5월 중 최종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임명권이 문화부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공모절차는 형식에 그치고 있다. 아리랑TV관계자는 “결국 이번에도 청와대의 의중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임 사장들 역시 단순히 정권과 코드가 맞는 수준이 아니라 정권창출에 기여하거나 정부여당에서 일해온 ‘낙하산 사장’이었다. 정국록 전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언론특보 출신이며 손지애 전 사장은 청와대 해외홍보 비서관 출신이다. 정성근 전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 캠프 출신이며 방석호 전 사장도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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