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이 총선 기간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소개하거나 검증하는 보도를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보도가 거대정당 위주였으며 소수정당에 대한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도 문제다. ‘카더라’식 문장이 포함된 보도도 58%에 달했다.

한국방송학회 산하 저널리즘 연구회는 22일 전북대에서 열린 ‘방송학회 학술대회’에서 방송 총선보도 2456건에 대한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3월2일부터 4월12일까지 지상파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의 메인뉴스를 전수조사한 것이다.

지상파와 종편 모두 정당 공천과 계파갈등에 대한 보도에 사실상 ‘올인’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당에 대한 보도가 1552건으로 63.19%를 차지한 것이다. 이어 선거판세에 대한 보도가 15.76% 였으며 후보자의 정책, 능력, 도덕성에 대한 보도는 6.23%에 불과했다. 후보자의 이미지에 대한 보도는 2.16%였다. 연구팀은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라고 할 수 있는 후보에 대한 보도는 정책, 능력, 도덕성, 이미지 측면을 모두 포함해도 8.39%에 머물렀다”면서 “이와 같은 경향은 7개 프로그램 모두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지상파3사와 종편4사 모두 거대 정당 편향이 두드러졌다. 취재원의 소속을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 후보 및 관계자가 36.42%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더민주 후보 및 관계자가 27.10%, 국민의당 후보 및 관계자가 17.46%로 나타났다. 반면, 정의당은 원내정당임에도 후보 및 관계자의 출연빈도는 1.15%에 불과했다. 당 지지율이나 의석에 비해서도 턱 없이 낮은 수치다. MBN 뉴스8은 정의당을 단 한번도 취재원으로 인용하지 않았다.

한 기사에서 3문장 이상 언급된 정당을 분석해 봐도 결과는 비슷했다. 새누리당은 전체 기사의 절반 이상(55.55%)에서 3문장 이상 언급됐다. 더민주는 45.07%의 기사에서, 국민의당은 28%의 기사에서 이 같은 비중으로 언급됐다. 반면, 정의당을 3문장 이상으로 언급한 기사는 2.82%에 불과했다.

7개 메인뉴스는 선거 기간 하루 평균 29.35건의 기사를 보도했으며, 이 가운데 평균 8.35건이 선거 관련 리포트였다. 종편은 지상파에 비해 2~2.5배 가량 선거 보도량이 많았다. 채널A 종합뉴스의 총선보도가 51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MBN 뉴스8(498건) TV조선 뉴스쇼판(480건), JTBC 뉴스룸(376건) 순이다. 지상파는 SBS 8뉴스(209건), KBS 뉴스9(198건) 순이며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량(181건)이 가장 적었다.

기사의 성격은 단순 스트레이트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스트레이트 기사만 1869건으로 전체의 76.13%에 달한다. 이 밖에 피쳐 기사 11.61%, 해설 9.45%, 논평이 2.73%로 집계됐다. 

가장 스트레이트 기사가 많은 뉴스는 MBC 뉴스데스크로 총선 기사의 94.48%가 스트레이트였다. 반면 JTBC 뉴스룸은 스트레이트 기사의 비율이 59.31%에 불과했으며 해설 기사 비중이 27.13%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MBC뉴스데스크가 상대적으로 선거에 관한 보도량도 적을 뿐 아니라, 보도의 양식도 사실 전달에 그치는 스트레이트를 주로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지상파와 종편 모두 총선 시기 후보자를 검증하는 보도 대신 정당의 계파달등 보도에 치중했다. 사진은 2016년 3월 22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공천문제나 당 지도부의 거취 문제 등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식 보도도 넘쳐났다. 연구팀이 선거보도 가이드라인과 기사를 비교해 점검한 결과 ‘~로 알려졌다’와 같은 미확인 술어, 추측성 술어, 무주체 주관적 술어가 사용된 기사가 전체의 58.88%에 달했다. 선거보도 가이드라인은 ‘선거의 의미와 참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지만 관련 보도는 1.15%로 매우 적었다. 연구팀은 “미확인 술어 사용 기사가 많은 점은 기사의 객관성과 정확성이 훼손됐음을 의미한다”면서 “선거의 의미를 강조하는 보도량도 터무니없이 적다”고 밝혔다. 

앞서 연구팀은 총선 3주전 총선보도 모니터링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미흡한 선거보도 관행이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개선되기를 기대했기 때문에 중간발표를 했지만. 최종 결과는 중간분석 결과와 의미 있는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간발표 당시 연구팀은 “선거보도는 유권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 생산에 주력해야 한다. 후보의 정책, 능력, 도덕성 등에 대한 기사 건수가 많이 늘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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