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업계의 웹콘텐츠 제작 붐을 견인했던 ‘신서유기’의 후속작이 나온다. ‘신서유기2 언리미티드’는 인터넷 전용 콘텐츠였던 전작과 달리 인터넷에 선공개한 후 TV에도 방영할 계획이다.
CJ E&M의 웹 콘텐츠 브랜드인 tvNGO는 15일 오후 서울 강남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신서유기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여행을 떠나 다양한 게임을 벌이는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콘셉트를 유지했다. 나영석 PD가 제작을 맡았으며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안재현 등이 출연한다. 신효정 PD는 “제목이 언리미티드인 건 TV에 제한되지 않고 하고 싶은 시도들을 다양하게 해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해 제작된 ‘신서유기’는 화제를 불러왔다. 본편과 예고편 합산 조회수가 5000만 건을 넘어섰고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QQ에 수출돼 인기를 끌었다. 중소업체들이 주로 웹콘텐츠를 제작하던 상황에서 ‘신서유기’의 흥행은 지상파 등 기존 방송업계의 웹 콘텐츠 제작 시도로 이어지기도 했다.
‘신서유기2’는 전작과 달리 인터넷 전용 콘텐츠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먼저 공개한 뒤 방송용으로 재편집을 거쳐 tvN에서도 방영할 계획이다. 19일 네이버 TV캐스트, 다음TV팟, 티빙, 카카오TV, 곰TV에서 공개한 뒤 22일 tvN에서 방영된다.
‘신서유기2’의 TV방영은 플랫폼 확장을 통해 시청층을 확대하려는 시도이면서 동시에 웹콘텐츠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점을 드러낸다. 나영석 PD는 “수익성을 고려해 TV에 방영하게 된 게 맞다”면서 “자동차에 비유하면 웹 콘텐츠는 전기차다. 산업이 이 방향으로 가야하고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은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MCN이 열풍이라곤 하지만 조회수 기반 수익모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웹콘텐츠만으로는 큰 수익을 거두기 힘들다는 의미다.
나영석 PD는 “지금은 기름과 전기를 모두 주입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같은 과도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웹과 TV판을 만들어 수익성을 충족시켜야 하고, PC와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도 만족시켜야 하는 시기다. 분명한 건 장기적으로는 웹콘텐츠로 가야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해서 TV판이 단순한 인터넷판의 '재탕'은 아니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나영석 PD는 “단순히 특정 내용을 덜고 더하고의 차이가 아니라 인터넷판과 TV판은 타겟팅과 문법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판이 20~30세대의 취향이 반영된 게임, 용어 중심이라면 TV판은 TV방송에 맞게 스토리 중심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잔잔한 장면이 인터넷용으로 나간다면 지루했겠지만 TV로 보면 여행을 가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들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웹드라마, 아프리카TV 등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면서 웹 방송콘텐츠도 심의의 사각지대가 더는 아니게 됐다. 나영석 PD는 “최소한의 필터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TV라는 장르와 웹이라는 장르는 좀 다르다. 자율성을 보장해준다면 제작진들이 더욱 다양한 시도를 과감히 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2는 1에 비해 분량이 2배 가량 늘어났다. 신효정 PD는 “맨 땅에 헤딩 하듯 실험을 한 게 전편이라 클립의 길이나 전체 편수가 적었다. 이제 시즌1을 통해 쌓인 노하우가 있어 에피소드를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