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업계의 웹콘텐츠 제작 붐을 견인했던 ‘신서유기’의 후속작이 나온다. ‘신서유기2 언리미티드’는 인터넷 전용 콘텐츠였던 전작과 달리 인터넷에 선공개한 후 TV에도 방영할 계획이다.

CJ E&M의 웹 콘텐츠 브랜드인 tvNGO는 15일 오후 서울 강남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신서유기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여행을 떠나 다양한 게임을 벌이는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콘셉트를 유지했다. 나영석 PD가 제작을 맡았으며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안재현 등이 출연한다. 신효정 PD는 “제목이 언리미티드인 건 TV에 제한되지 않고 하고 싶은 시도들을 다양하게 해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 '신서유기2' 예고편.
지난해 제작된 ‘신서유기’는 화제를 불러왔다. 본편과 예고편 합산 조회수가 5000만 건을 넘어섰고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QQ에 수출돼 인기를 끌었다. 중소업체들이 주로 웹콘텐츠를 제작하던 상황에서 ‘신서유기’의 흥행은 지상파 등 기존 방송업계의 웹 콘텐츠 제작 시도로 이어지기도 했다.

‘신서유기2’는 전작과 달리 인터넷 전용 콘텐츠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먼저 공개한 뒤 방송용으로 재편집을 거쳐 tvN에서도 방영할 계획이다. 19일 네이버 TV캐스트, 다음TV팟, 티빙, 카카오TV, 곰TV에서 공개한 뒤 22일 tvN에서 방영된다.

‘신서유기2’의 TV방영은 플랫폼 확장을 통해 시청층을 확대하려는 시도이면서 동시에 웹콘텐츠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점을 드러낸다. 나영석 PD는 “수익성을 고려해 TV에 방영하게 된 게 맞다”면서 “자동차에 비유하면 웹 콘텐츠는 전기차다. 산업이 이 방향으로 가야하고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은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MCN이 열풍이라곤 하지만 조회수 기반 수익모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웹콘텐츠만으로는 큰 수익을 거두기 힘들다는 의미다.

나영석 PD는 “지금은 기름과 전기를 모두 주입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같은 과도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웹과 TV판을 만들어 수익성을 충족시켜야 하고, PC와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도 만족시켜야 하는 시기다. 분명한 건 장기적으로는 웹콘텐츠로 가야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 나영석 PD. 사진=CJ E&M 제공.
그렇다고 해서 TV판이 단순한 인터넷판의 '재탕'은 아니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나영석 PD는  “단순히 특정 내용을 덜고 더하고의 차이가 아니라 인터넷판과 TV판은 타겟팅과 문법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판이 20~30세대의 취향이 반영된 게임, 용어 중심이라면 TV판은 TV방송에 맞게 스토리 중심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잔잔한 장면이 인터넷용으로 나간다면 지루했겠지만 TV로 보면 여행을 가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들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웹드라마, 아프리카TV 등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면서 웹 방송콘텐츠도 심의의 사각지대가 더는 아니게 됐다. 나영석 PD는 “최소한의 필터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TV라는 장르와 웹이라는 장르는 좀 다르다. 자율성을 보장해준다면 제작진들이 더욱 다양한 시도를 과감히 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2는 1에 비해 분량이 2배 가량 늘어났다. 신효정 PD는 “맨 땅에 헤딩 하듯 실험을 한 게 전편이라 클립의 길이나 전체 편수가 적었다. 이제 시즌1을 통해 쌓인 노하우가 있어 에피소드를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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