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공천 갈등은 제20대 총선 곳곳에서 패배로 돌아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무공천을 관철시킨 수도권 지역에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고 컷오프 후 무소속 출마한 옛 새누리당 후보들은 공천을 받은 새누리당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13일 제20대 총선 개표 결과 새누리당 컷오프로 논란이 빚어진 서울 은평을(이재오 후보), 송파을(무공천 수용 불출마), 대구 동을(유승민 후보, 이상 무공천 지역)과 서울 마포갑(강승규 후보), 경기 분당을(임태희 후보), 인천 부평갑(조진형 후보), 인천 중동강화옹진(안상수 후보), 강원 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김진선 후보, 이상 컷오프 후 탈당-무소속 출마)는 희보다 비가 컸다.

친이계 5선 이재오 후보는 서울 은평을에서 새누리당 무공천과 정치 신인이라고 야권 분열 후보와 맞섰으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약 10%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발표돼 충격을 나았다.

▲ 이재오 무소속 후보가 5일 서울 은평을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개표가 다소 늦어지고 있는 이 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11시22분 현재 개표율이 4.9%에 불과하지만 이 후보는 27.6%로 3위로 쳐젔다. 1위는 강병원 후보 36.8%고 2위는 고연호 국민의당 후보 28.5%로 야당 후보끼리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송파을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무공천을 수용하고 불출마했다. 대신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아 송파구청장을 지낸 김영순 후보가 출마했으나 이날 오후 11시 현재(개표율 4.1%) 34.9% 득표로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후보(47.7%)에 뒤지고 있다.

대구의 무공천 지역인 유승민 후보(동을)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1:1 대결에서 무난히 승리했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의 ‘무공천’ 카드는 대구를 제외한 두 곳에서 새누리당 출신 후보를 당선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컷오프에 반발하고 무소속으로 나갔던 비박계 후보들 성적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강승규·임태희·조진형 후보는 하얀색 옷으로 맞춰 입고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 대항해 선거 연대를 꾸렸으나 실패했다.

강승규 후보가 출마한 서울 마포갑은 오후 11시 2분 현재 개표율 34.6%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득표율 52.5%로 당선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부산 출마 뜻을 접고 ‘험지’라며 이 지역구에 자리 잡은 안대희 새누리당 후보는 노 후보에 5914표차(32.4%)로 밀렸으며 선거 막판에도 판을 뒤집지 못했다. 강승규 후보 득표는 4.3%로 국민의당에 이어 4위로 떨어져 안 후보 탈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 부평갑에 출마한 조진형 후보는 23시5분 현재(개표율 24.2%) 4.9%를 얻어 미미한 영향력을 보였다. 부평갑에서는 여야 후보 모두 분열해 정유섭 새누리당 후보(35.3%), 문병호 국민의당 후보(33.9%)가 422표차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임태희 후보는 23시5분 현재(개표율 24.6%) 20.3%를 득표하고 있지만 1위 김병욱 더민주 후보(39.4%), 전하진 새누리당 후보(30.3%)와 많게는 6000여표 차로 3위를 차지했다. 다만 전 후보와 임 후보의 투표율을 단순 합산할 경우 15000표를 넘어서 전 후보 승리에 위협 요인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후보(33%)는 23시14분 현재 개표율 88%를 넘어섰지만 배준영 새누리당 후보(30.5%)와 여전히 2800표차 접전을 벌이며 승리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들과 연대를 하진 않았지만 컷오프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강원도지사 출신 김진선 후보(39.8%) 역시 23시16분 현재(개표율 76.9%)새누리당 현직 의원인 염동열 후보(40.2%)와 329표 차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천 갈등이 비박계 컷오프 반발과 무공천으로 이어지며 선거 당락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공천 후폭풍으로 야당이나 무소속 후보에게 승리를 내줄 경우 새누리당내 계파간 치열한 명분 싸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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