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의 여‧야 후보자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 등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윤리강령으로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 금지’를 명시해둔 점이 확인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리강령에 성적 지향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최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의 시발점은 지난 2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나라와 교회를 바로세우기 위한 3당 대표 초청 국회 기도회’에 참석한 박영선 의원의 발언이었다. 박 의원은 이 기도회에서 “차별금지법, 동성애법, 인권 관련 법 다 반대한다”며 “특히 동성애법은 자연의 섭리와 하느님의 섭리에 어긋난 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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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 대표에게 ‘동성애를 찬성하는 후보’로 보인 까닭은 2012년 발언 때문이다. 2012년 미국의 팝가수인 레이디가가의 내한공연이 열렸을 때, 일부 기독교단체와 시민단체가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에 표창원 후보는 “(공연을 반대하는 것은) 독단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성소수자 인권지지 프로젝트로 당시 표창원 후보를 인터뷰했다. 이 인터뷰에서 표창원 후보는 “성소수자에게 우리사회는 아직까지 차별의 시선으로 다가서고 있지만 언젠가는 세계적 조류에 맞춰 동성애자와 성적 소수자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사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표창원 후보는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소수자를 이해하는 사회가 올 것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발언을 했음에도 2016년 ‘동성애를 옹호하는 후보’로 비난받는 상황에 몰렸다.
표창원 후보는 김무성 대표의 혐오조장적 비난에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11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표창원 후보가 “성경에서 금지한 동성애가 이 사회에 확산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동성애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게 아니라 동성애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차별하는 것에 반대한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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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녹색당은 12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의 발언 역시 동성애 혐오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윤 녹색당 정책담당자는 “성적 지향은 한 사람의 정체성이므로 전염병처럼 퍼져나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며 “동성애가 퍼지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은 동성애자들에게 스스로의 존재를 감추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혐오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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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강령으로만 보면 새누리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 엄격한 규칙을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윤리규범 제 5조에 “당원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인종, 피부색, 언어, 종교, 민족적 또는 사회적 기원, 재산 또는 출생 등을 이유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지만 특별히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금지 등의 언급은 없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측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성적 지향이 특별이 언급된 강령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