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야당 추천 이사 4명(전영일·권태선·김서중·장주영)이 총선 국면에서 균형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KBS 보도에 우려를 표명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특히 최근 KBS의 간부들로 구성된 ‘기자협회 정상화 추진 모임’(기협 정상화모임)이 KBS 보도의 편향성을 지적한 KBS 기자협회를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KBS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KBS의 보도국장과 취재주간, 편집주간 등 보도국 간부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기협 정상화모임은 지난 11일 기명 성명을 통해 기자협회를 “편향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집단”으로 규정하며 비난하는가 하면, 17일 총선보도감시연대의 보도 감시 활동을 “후안무치하다”, “동네축구 심판보다 못한 자세로 선거보도를 감시한다”고 폄훼하면서 방송기자연합회가 총선보도감시연대에서 탈퇴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KBS 간부들, 기자협회보에 “기사 안 내리면 회비 못내”)

▲ 고대영 KBS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에 대해 KBS 야당 추천 이사 4명은 “외부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더 좋은 총선 보도를 하자는 기자협회를 공격하는 ‘기협 정상화모임’의 성명서가 KBS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을 우려해 고대영 사장이 보도국 간부들의 부적절한 집단행동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이들의 이러한 집단적 행동이 일선 취재기자들에 어떤 압박으로 작용할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 이사는 보도의 공정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KBS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직자들의 사퇴’ 등 사장으로서 필요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고대영 사장은 ‘이러한 집단행동은 친목단체의 활동일 뿐이라서 개입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30일 정기 이사회에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KBS 보도에 대한 내·외부의 강력한 비판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듣고자 했지만, 우리는 고대영 사장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알고도 방치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모든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총선 국면에서 KBS 보도가 더 이상 시청자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공정하고 균형 있는 자세를 취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KBS 야당 추천 이사 4명의 성명서 전문이다. 
 
균형을 읽은 KBS 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공정보도를 강력히 촉구한다.

오늘 우리 이사들은 공영방송 KBS를 대표하는 고대영 사장이 정기 이사회에서 보여준 모습에 참담함을 느끼며 KBS의 미래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오늘 이사회에서 KBS의 신뢰성과 관련한 몇 가지 사안에 대해 KBS를 대표하는 경영책임자인 고대영 사장의 진솔하고 책임 있는 답변을 듣고자 했다.

총선을 앞둔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시기에 KBS의 총선관련 보도에 대한 내외부의 비판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여러 가지로 변화하는 방송 환경으로 인해 KBS는 위기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럴수록 공영방송 KBS의 신뢰도는 더욱 중요해진다. 따라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KBS 보도에 대한 내외부의 강력한 비판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듣고자 했다. 하지만 우리는 고대영 사장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알고도 방치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리는 2016년 3월 18일 KBS의 보도국장, 취재주간, 편집주간 등 보도국 간부들 거의 전부가 참여한 ‘기자협회 정상화 추진 모임’이 낸 성명서가 KBS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음을 지적했다. 성명서는 ‘총선보도연대감시연대(선감연) 모니터 참으로 후안무치합니다’는 제목으로 선감연이 기자들에게 갑이고 상전처럼 행동한다든지 최근 들어 편향적인 모니터라는 걸 내놓으며 무시무시한 힘을 휘두르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선감연은 1992년부터 수십 년 동안 학계와 시민단체가 모여 선거보도를 모니터 해온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단체다. 설사 이들의 모니터 내용에 일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해도 기자들은 내 외부 비판을 경청하며 더 나은 보도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KBS 보도국 간부들은 외부 모니터 단체에게 ‘동네축구심판보다 못한’, ‘후안무치’, ‘사설 모니터 조직’과 같은 저열한 표현을 쓰며 외부의 비판에 귀를 닫아 버렸다.

게다가 이들은 이러한 외부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더 좋은 총선 보도를 하자는 기자협회를 공격하였다. 우리는 이 성명서가 KBS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을 우려하여 사장이 보도국 간부들의 부적절한 집단행동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소위 기자협회정상화추진모임은 보도국 간부들을 거의 망라하는 조직으로 이들의 이러한 집단적 행동이 일선 취재기자들에 어떤 압박으로 작용할지 심히 우려스럽다. 

우리는 보도의 공정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KBS 사상초유의 사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직자들의 사퇴’ 등 사장으로서 필요한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고 사장은 이러한 집단행동을 친목단체의 활동일 뿐이라고 하면서 개입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는 마치 고 사장이 이런 행동을 조장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야기했다.

우리는 그 동안 KBS가 사드 등 북한 관련, 테러방지법 관련, 공천 갈등 관련 보도 등 많은 보도에서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음을 알고 있다. 이에 균형 잡인 공정보도를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함을 수차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보도가 나아졌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소위 기자협회정상화추진모임은 마이동풍식의 공격적 반응만을 보였다. 공영방송 KBS 고대영 사장마저도 KBS 보도국 간부들이 벌인 행동을 자발적인 행동으로 포장하며 자신과 무관하다는 태도만을 견지했다.

고대영 사장은 KBS 사장 후보 시 면접부터, 청문회 그리고 최근에는 ‘방송기본계획’에 이르기까지 공식, 비공식으로 보도에서 최소한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추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지금 KBS의 보도가 불공정하다는 강력한 외부 비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불관언의 자세를 보였다.

우리는 내외의 다양한 비판에 대해 고대영 사장을 비롯한 보도국 간부들이 보여주는 왜곡된 인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모든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총선 국면에서 KBS 보도가 더 이상 시청자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공정하고 균형 있는 자세를 취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2016년 3월 30일

KBS 이사 전영일, 권태선, 김서중, 장주영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