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앞두고 통신업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KT와 LGU+는 반SK진영을 형성하고 29개 신문 1면에 두 차례 인수합병 반대 광고를 게재하는 등 적극적으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KT와 LGU+는 28일 종합일간지, 경제신문, 스포츠신문 등 29개 신문 1면에 ‘SK텔레콤은 나쁜 인수합병을 포기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광고를 내보냈다. 사실상 전국에 발행하는 주요신문에는 모두 광고를 게재한 것이다. 양사는 “SK텔레콤의 나쁜 인수합병으로 대한민국의 통신 인프라는 퇴보할 것”이라며 “엄청난 가계통신비가 SK텔레콤의 이윤으로 돌아가고 대규모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28일 29개 신문에 게재된 KT와 LG유플러스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반대' 광고
앞서 KT와 LGU+는 지난 14~15일 이틀에 걸쳐 29개 신문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반대 광고를 게재한 바 있다. 당시 광고 제목은 ‘SK텔레콤에게 묻습니다.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려는 진정한 의도는 무엇입니까?’였다.  

KT와 LGU+의 대대적인 광고집행은 인수합병 반대 여론을 형성하고, 언론에 우호적인 보도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1위 기업인 SK텔레콤이 케이블업계 1위이자 알뜰폰 1위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게 되면 KT와 LG유플러스의 타격이 크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공동전선까지 형성하게 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KT 관계자는 “광고를 내게 된 건 그만큼 KT와 LG가 절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은 매우 중요한 이슈인데 국민들도 그렇고 언론도 그렇고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알려줄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시기적인 측면에서는 공정위 심사보고서가 조만간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어느정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차 광고를 할지 여부는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언제든지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광고비 집행에 관해 KT 관계자는 “광고 단가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서 “광고비 배분의 경우 두 업체가 정확히 반반 나누는 건 아니고 적절하게 나눴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22개 신문 1면에 게재됐던 역사 국정교과서 옹호 정부광고의 경우 언론사당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수준의 광고비가 집행됐으며 총 집행액이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등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광고 역시 비슷한 금액이 지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광고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있지만 여론에 민감해하는 건 마찬가지다. 시민사회단체와 업계를 중심으로 인수합병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10일 SK텔레콤은 3200억 원대의 콘텐츠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달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반대 여론이 높다는 참여연대의 여론조사를 인용보도한 4개 언론에서 해당 기사가 삭제돼 이면에서 광고를 거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가 나오게 되면 미래창조과학부가 방송통신위원회 사전 동의 절차를 밟아 인수합병을 최종 승인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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