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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공산주의자 아니라면 스스로 입증해야”
“문재인, 공산주의자 아니라면 스스로 입증해야”
방통심의위의 궤변, ‘장성민의 시사탱크’ 막말 심의에서 야당 탓… 진행자 하차했으니 벌점 낮춘다?

장성민 앵커는 하차했지만, 과거 방영된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여전히 논란이다.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는 ‘시사탱크’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중징계를 요구하는 야당 위원들과 제재수위를 낮추려는 여권 위원들이 격론을 벌였고 고성까지 오갔다. 

통상 전체회의에 회부되면 법정제재 가능성이 높고, 같은 프로그램이 누적 법정제재를 받으면 제재수위를 높이게 된다. 재승인 때 벌점 1점 감점되는 ‘주의’를 내린 프로그램이 또 다시 유사한 문제가 나타나면 ‘경고(벌점 2점)’를 주고, 문제가 또 재발하면 ‘관계자 징계(벌점 4점)’를 내리는 식이다. 그러나 ‘시사탱크’는 법정제재가 예고된 4회분 중 2회분만 법정제재를 받았다. 이마저 가장 낮은 수준의 ‘주의’ 제재였다. 다수인 여권 위원들이 온갖 논리를 동원하며 제재 수위를 낮췄기 때문이다.
 
1. 피해자가 책임져라?

지난해 10월 7일 방영된 ‘시사탱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실이 아닌 이유로 집중포화를 맞았다. 이날 방송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문재인 의원이 부림사건 당시 변호사였다. 문재인 의원은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고 말한 내용을 바탕으로 토크를 벌였다.

패널로 출연한 이종훈 평론가는 “공안통으로 상당히 유능했던 분이 이야기를 했다”면서 “중도 진영에 있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문재인 대표? 어, 굉장히 위험한 걸?’ 당연히 이렇게 생각한다. 문 대표 측에서 방어를 하든지 제대로 해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화면 갈무리.
이슈 선정 자체가 악의적이며, 패널들의 대화는 비상식적이다. 더욱이 토크의 전제가 된 ‘문재인 의원이 부림사건 당시 변호사’라는 점은 사실이 아니다. TV조선도 이를 인지해 관련 발언이 나가고 8분가량 지난 후 ‘사실과 다르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여권추천인 하남신 위원도 “야당대표이자 대통령 후보를 그렇게 표현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점에 대다수 국민이 공감할 것”이라며 “이 아이템을 방영한 기획의도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그러나 여권추천 함귀용 위원은 오히려 피해자인 문재인 의원에게 책임을 물었다. 함귀용 위원은 “공안검사를 맡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까지 하는 사람이 문재인 의원에 대해 공신주의자라고 확신한다고 이야기한 것이니 문재인 대표가 입증을 해야 한다”면서 “방송에서 패널들 역시 그런 입장을 밝히라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2. 장성민 하차했으니 ‘공소권 없음’?

장성민 앵커가 하차했으니 이를 감안하며 심의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성민 앵커는 지난 18일 돌연 하차했다. 23일 방송심의소위에서 여권추천 하남신 위원은 “당사자인 사회자가 교체되는 마당”이라며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형사소송에서도 공소 대상자가 사망하면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이 난다”고 말했다. 24일 박효종 위원장 역시 야당 위원들이 관계자 징계까지 요구한 상황에서 “사회자가 하차했다는 점에서 ‘주의’로 결정을 내겠다”고 말했다. 

야당추천 장낙인 상임위원은 반발했다. “심의 제재는 진행자에 대한 게 아니라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내보낸 방송사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장성민 앵커가 방송을 그만뒀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제재수위에 영향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3. 보도 탓이 아닌 민원 탓?

여권추천 조영기 위원은 '시사탱크'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 이 프로그램을 모니터링을 하고 집중적으로 민원을 넣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자유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조영기 위원은 “특정 집단(더민주)이 특정 프로그램(시사탱크)에 대해 이렇게 집중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민원을 넣는 게 과연 대한민국의 언론자유를 위해 정당한 것인가”라며 “어떻게 특정 프로그램이 특정 집단에 의해 이렇게 안건이 많이 올라오나. 매우 잘못된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사무처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낙인 상임위원은 “언론자유를 빙자해 특정한 언론이 특정 집단에 대해 이렇게 사실확인도 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왜 언론에 대해선 문제를 안 삼나”라며 “특정집단이 민원이 얼마나 넣든 심의위는 절차에 따라 민원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집중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을 방송에 내보낸 장본인은 TV조선이다. 더민주가 사실확인이 안 된 왜곡보도로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당사자가 나서기에 앞서 사실과 다른 보도와 토크에 대해 자체 모니터링을 제대로 수행했어야 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특히, 이날 조영기 위원이 사무처에 요구한 내용은 보도에 대한 당사자의 이의제기 권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화면 갈무리.
4. 기승전 야당책임

‘시사탱크’에서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근거 없는 비판이 반복되고 있다. 이날 심의 대상에서도 더민주를 향해 ‘종북’이라고 비난하거나, 당시 더민주의 혁신안에 대해 ‘유신’ ‘긴급조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장낙인 상임위원은 “시사프로그램은 당연히 정치세력과 정치인을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에 입각을 한 비판을 해야 당사자가 받아 들일 것이다. 틈만 나면 근거도 없이 친북, 종북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함귀용 위원은 또 책임 소재를 돌렸다. 그는 “종북이라는 말은 우파진영에서 먼저 쓴 말이 아니다. 민주노동당 때 탈당파가 썼던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신이라는 표현도 이종걸 원내대표가 당시에 쓴 말을 인용한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를 넘은 표현이라도 야권에서 먼저 쓴 표현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누가 어떤 용어를 썼는지보다 중요한 건, 왜곡된 프레임 그 자체다. 또한 정치인들이 정적을 향해 쓰는 용어라고 해서 방송에서 무조건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종편은 지상파와 마찬가지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사실상 의무재송신을 하고 있는 등 공적 책임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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