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관련한 논란을 매듭짓지 못하고 최고위를 정회했다. 유승민 의원 공천 문제는 다시 공천관리위원회로 넘어갔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날 오후 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김무성 대표가 외부공관위원들의 사과를 거부하면서 논의가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공천관리위원인 박종희 새누리당 제2사무부총장은 18일 비공개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논의만 하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오후 9시 최고위원회를 속개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비공개 회의에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박 사무부총장 보다 먼저 당대표실을 나서며 “의결을 못했다”고 말했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가 정회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을 일관하며 당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공천의 마지막 핵인 ‘대구 동을’ 지역구의 유승민 의원 공천에 대해 최고위원회는 이날 공관위 회의를 거쳐 최고위에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헌·당규 상 공천 권한은 공관위에 있고 최고위는 공관위 결정에 의결을 하든지 재의를 하든지 둘 중 하나만 할 수 있다”고 말해 최고위에서 유 의원 공천을 직접 논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관위는 이날 오후 2시 회의를 열 예정이다. 하지만 외부 공관위원들이 김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한 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회의 참여 여부가 미지수다. 공관위는 이날 회의가 열리면 최고위원에 대한 경선 결과 확정과 함께 유 의원 공천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이날자 1면 머리기사에서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유승민 의원이 결단할 일만 남았다”며 “이정도 되면 본인도 알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위원장이 사실상 탈당 압박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가 공관위에 재의를 요구했던 대구 수성을 주호영 의원 지역에 대해서는 최고위와 공관위의 결정이 엇갈려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주호영 의원은 이날 최고위 전 기자회견을 통해 “당헌에 따르면 공관위 재적위원 3분의 2이상 찬성할 시 최고위는 그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돼 있는데 16일 재의 당시 공관위원 재적에 못 미치는 7명이 불가입장을 내 공관위 결정은 최고된 것”이라며 “이한구 위원장이 공관위 만장일치로 결정한 사안으로 재심 요청이 와도 소용없다고 한 부분은 허위발표”라고 반박했다.

주 의원은 이에 대해 법률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반발 수위를 높인데 대한 최고위와 공관위 반응이다.

당 안팎의 이목은 이날 오후 9시로 미뤄지게 됐다. 공관위 회의도 문제지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갈등 국면을 어떻게 봉합할 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무성 대표는 진박과 맞섰던 2014년 이후 매번 30시간 안에 백기를 들어 ‘30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번에도 김 대표가 이의를 제기했던 공천안을 두고 30시간 안에 물러설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위원장의 유 의원 압박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담고 있다”며 “이 위원장이 시간을 끌다가 결국을 결정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 평론가는 그러면서 “김 대표가 대표직을 내놓거나 공천안에 직인 날인을 거부하면서 배수의 진을 치는 방법이 있지만 가능성은 좀 희박하다”며 “30시간 보다는 조금 더 버티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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