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해직됐다 복직한 이상호 기자가 12일 자신의 SNS에 ‘대통령의 7시간’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대통령의 7시간’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기자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큐 영화 ‘대통령의 7시간’을 비밀리에 취재‧제작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상호 MBC 기자. (사진=김도연 기자)
이 기자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 제작과 관련해 MBC 측의 경고가 있었다고도 했다. 이 기자는 “지난 2월 5일 MBC 인사부장 명의의 공문을 받았다”며 “다큐 ‘대통령의 7시간’ 제작을 계속하면 추가 징계를 내리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자는 “다큐멘터리 영화 대통령의 7시간은 언론사라면 당연히 물어야 하는 질문임에도 어느 누구도 묻지 않았다”며 “그러기에 비록 정직 기간이지만 피땀을 흘려가며 개인적으로 만든 영상물”이라고 했다. 이 기자는 지난해 7월 대법원 해고무효 확정판결 후 복직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정직 6개월의 재징계를 받았다.

이 기자는 “MBC는 공영방송이자 콘텐츠 기업”이라며 “지난 20년 기자생활 동안 개인 저서 7권을 출간했고, 회사는 그때마다 격려차원에서 100권씩 구매해 주지 않았던가. 이번 개인 영상에도 지원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최소한 격려는 해줘야 할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 기자는 “도대체 이 사안이 추가 징계 운운하며 겁박할 일이냐”라고 반문한 뒤 “도대체 회사는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청와대 눈치보기에 급급해 명백한 진실을 포기한다면 MBC는 과연 언론사 자격이 있느냐”고 했다.

이상호 MBC 기자가 12일 일부 공개한 다큐 영화 '대통령의 7시간'. 
이 기자는 “그날 이후 상념이 끊이지 않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몇날 밤을 새워 트레일러를 만들었다”며 “펀딩을 받지 않고 개인적으로 진행하다보니 아직 공정이 40% 가량에 불과하고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에는 이 기자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대통령께서 7시간 동안 무엇을 하셨을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묻는 장면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은 “저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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