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표류 위치를 표시한 해군레이더 항적 조작 가능성이 제기된지 2주 만에 합동참모본부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합참은 당시 진성준 의원실에 제공한 항적에 대해 레이더 기록좌표를 근거로 나온 정확한 항적을 제공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던 김지영 감독은 애초 발표된 위치에서 급격히 꺾이는 항적이 나타날 수가 없다며 끌어내렸을 때 설명이 더 잘 들어맞는다고 반박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오후 해당 부서 담당자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김진태 합참 대변인실 총괄장교(중령)가 밝혔다.

진성준 의원에 좌표를 제공한 합참의 해당 부서 담당자는 “다른 분야는 합참에서 언급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다만 진성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는 레이더 기록좌표를 근거로 산출한 정확한 항적”이라고 밝혔다고 김 장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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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담당자는 항적을 700~800미터 동북쪽으로 이동시킨 일종의 항적 조작을 한 것 아니냐는 김지영 감독의 주장에 대해 “그건 모르겠다. 확인도 되지 않는다. 당시 데이터는 정확한 데이터였다”고 밝혔다고 김 장교는 전했다. 또한 김 장교는 “이 담당자의 말은 조작은 아니라는 것이며, 조작에 관여한 것도 아니며 (진성준 의원실에) 알려준 것도 의도를 갖고 알려준 것도 아니다. (사전에 누군가와) 협의할 상황도 아니었다. 진 의원이 달라고 한 것을 준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었다”고 전했다.

2주간의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합참은 담당부서에서 확인하는데 시간이 소요됐으며, 북핵실험 사후 조치 등으로 늦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지영 감독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감독은 이날 저녁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해군이 자신들이 촬영한 좌표를 손도 안댔다면 해군의 레이더를 끌어내려보니 해저 지형도 회전지점에 들어맞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특히 ‘L’자형, 45~90도 가까이 급격하게 꺾이는 지그재그 형태의 좌표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자체 조타 등으로는) 불가능하다. 해저지형과 연계하는 것이 더 설명이 잘 된다”고 반박했다.

또한 CNN 방송에 나온 문예식 둘라에이스 선장이 표기한 세월호의 급회전 위치와 정부 위치에 차이가 나는 점을 들어 김 감독은 “문 선장이 둘라에이스에 설치된 알파레이더에 찍힌 좌표를 메모해둔 세월호의 회전항적이 더 정확하다고 본다”며 “그 이유는 세월호가 최종적으로 침몰한 위치좌표도 문 선장이 당시 CNN에 밝힌 좌표와 거의 일치한 반면, 진도VTS가 찍은 세월호 침몰좌표는 현재 침몰한 곳보다도 750미터 가량 위쪽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문 선장이 세월호참사 당일 최종 침몰위치를 북위 34도12.7분, 동경 125도57.5분으로 기록한 반면, 진도VTS 레이더 관제영상을 보면 세월호 침몰 위치가 북위 34도13.1068분, 동경 125도57.4955분으로 나타났다며 이 거리는 약 754미터가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유가족을 통해 현재의 세월호 침몰위치 좌표를 문의한 결과 선미의 좌표는 북위 34도12.6982분 동경 125도57.3840분이며, 선수의 좌표는 북위 34도12.7367분 동경 125도57.4522분인 것으로 확인을 받았다고 김 감독은 전했다. 문 선장이 지목한 침몰좌표와 현재의 침몰좌표는 거의 일치하는 반면, 진도VTS 레이더 좌표는 다르다는 것. 김 감독은 문 선장의 침몰좌표가 거의 일치하므로 세월호가 급회전한 좌표도 문 선장이 지목한 것이 더 정확할 것으로 추정해서 해군 레이더를 역으로 끌어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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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또한 “섬을 들이받는 줄 알았다”는 화물기사 최은수씨의 증언을 들어 “애초 해군 레이더의 항적 대로면 섬 전체가 보여야 하지만 최씨가 병풍도의 일부분만 보다가 사고를 당했는지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도 ‘해군레이더가 끌어올려졌을 것’이라는 가설일 뿐 명백한 증거는 없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은 현재 다큐멘터리-영화 ‘인텐션’ 제작과 함께 보강조사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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