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지난 15일 박정희대통령 기념관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날 행사는 박정희대통령 기념재단 주관으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소재 박정희대통령 기념관에서 열렸다.

27일자 영남일보에 따르면, 고 이사장을 포함해 황인자 새누리당 의원, 김삼천 정수장학회 이사장, 함명수 민족중흥회 회장, 이정무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부이사장, 박권흠‧박세환 전 국회의원, 차흥봉 전 보건사회부장관, 송덕만 경북도 서울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구목 재경 구미시향우회장, 안봉태 상임자문위원장, 김현준 사무총장 등 재경 구미시향우회 회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영남일보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 관련 단체장’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방송문화진흥회는 MBC 대주주로서 사장 임면권을 갖고 있으며 공영방송 MBC를 관리·감독하는 기구다.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고 이사장은 2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나는 오래전부터 박정희대통령 기념재단 자문위원”이라며 “개인 자격으로 초청받고 간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으로서 초청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고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 전 대통령을 ‘전향한 공산주의자’라고 칭한 바 있다. 고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전향하신 분들 가운데 애국 활동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은 더 환영한다. 그게 무슨 흠이 되느냐”고 했다.

고 이사장은 “전향한 것이 흠이 될 수 없다”며 “여론조사를 봐도 박정희 대통령이 최고 아닌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위대한 대통령인데 과거 행적을 따질 건 아니”라고도 했다.

고 이사장은 “애국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이승만‧박정희 기념재단에 자문위원이나 고문 등으로 많이 참여한다”고 했다. 실제 김광동 방문진 여당 이사 역시 박정희 기념재단의 자문위원이다. 김 이사는 27일 “올해 행사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한 행사에 참석하는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김문환 전 이사장은 2014년 11월 경상북도 구미시 상모동 생가 추모관과 박정희대통령 기념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린 ‘박정희대통령 97회 탄신제’에 참석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문진 이사장이 정치적으로 비춰지는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논란이 될 수 있다”며 “방송 공정성의 책임자인데 편향적으로 비춰질 수 있고, MBC 공정성에 시비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라는 직책을 갖고 있다면 보다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야 한다”며 “공공성과 신뢰를 우선시해야 하는 기구의 수장으로서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는 말은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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