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 MBN 앵커가 국내 모 브랜드 화장품 광고 모델로 출연하는 것을 두고 ‘언론인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MBN은 “내부 논의 끝에 개인의 의사를 존중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내 모 브랜드 화장품 업체는 “김주하 앵커가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프로다운 이미지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만큼 고급 라인의 신뢰감을 이어갈 것”이라며 해당 업체의 고가 라인 모델로 김주하 앵커를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앵커도 “좋은 기회가 와서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앵커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등 이른바 ‘신뢰’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이들의 광고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논란이 됐다. MBN 주말 메인뉴스 진행자인 유정현 앵커는 지난해 뉴스형식의 TV광고에 출연해 논란이 됐다. 뉴스 형태의 방송 광고가 시청자에게 뉴스와 혼동을 줄 수 있으며 특히 뉴스를 통해 신뢰를 쌓은 앵커가 투자정보 광고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이영돈 PD도 지난해 식음료 광고의 모델로 출연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이 PD와 계약관계에 있던 JTBC는 “탐사 프로그램의 특성상 연출자이자 진행자인 이영돈 PD가 특정 제품 홍보에 나서는 것이 부적절하며, 탐사 보도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품의 광고 모델로 나선 것은 공정한 탐사 보도를 원하는 시청자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난다고 판단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 김주하 MBN 앵커가 출연한 화장품 광고
 
 
김주하 앵커의 경우 유정현 앵커나 이영돈 PD 경우와는 다른 것이 사실이다. 뉴스 형식의 광고도 아니며 방송에서 뉴스 앵커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뉴스 앵커의 이미지를 차용하지 않더라도 시청자들은 뉴스 앵커와 김주하를 분리해서 보기 어려운 탓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법적이나 언론인 윤리 위반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뉴스 진행을 생각한다면 개인이 광고 출연을 삼가는 게 맞다”며 “해당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의 공정성, 객관성,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이는 결국 김 앵커가 방송을 진행하는 회사에 좋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스 앵커는 그 자체가 ‘신뢰’이기 때문에 기업 광고에 출연한다는 것은 신뢰를 요구하는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손석희 앵커가 광고에 출연한다면 당연히 뉴스 신뢰도와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광고 제의가 있다고 해도 스스로 거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연우 세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인은 ‘공인’ 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정 교수는 “앵커의 공정성, 객관성, 신뢰의 이미지는 개인이 쌓은 것이 아니라,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쌓은 사회적인 자산”이라며 “신뢰의 상징인 앵커가 그 이미지를 활용해 ‘진실’이 아닌 기업 광고에 출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뉴스 앵커에게는 진실을 전달하라는 사회적인 기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MBN은 뉴스 앵커 김주하가 아닌 '자연인'으로서 김주하를 봐달라고 밝혔다. MBN 관계자는 “광고에 MBN이나 뉴스 앵커의 느낌은 전혀 없고, 선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광고도 아니”라며 “김주하 앵커 본인이 도전하고 싶은 분야였기 때문에 회사도 내부 논의 끝에 본인 의사를 존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MBN 측은 아울러 “MBN 뉴스의 기조인 공정과 신뢰는 계속 유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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