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연다. 북한 4차 핵실험과 노동5법 국회처리 등 현안과 관련해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다. 

소통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사전 각본’ 논란을 빚어왔다. 2014년 1월 신년 기자회견의 경우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사전 질문지를 입수해 대통령과 기자의 ‘역할극’을 폭로했다. 기자는 각본대로 질문했고 대통령은 각본대로 읽었다. 

2015년 기자회견에서도 기자들 질문지가 사전 유출됐다. 당초 기자 질문은 청와대 기자단 조율을 거쳐 결정됐을 뿐, 청와대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질의 내용은 회견 전부터 SNS를 중심으로 전파됐다. 청와대도 사전에 질의 내용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기사 : 박근혜 대통령 각본없는 기자회견? 인터넷은 아니었다>

   
▲ 2014년 신년 기자회견 사전 질문지. 뉴스타파 갈무리
 

이번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도 일방적인 통보로 그치지 않을까.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과 기자간 ‘즉각적인 질의응답’이 이뤄진다고 호언장담했다. 

MBC 기자 출신인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기자들로부터 사전에 질문 내용을) 받지 않는다”며 “질문 순서와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현장에서 박 대통령과 기자들의 즉각적인 문답이 이뤄지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제는 대통령과 기자들의 자유로운 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어떤 매체 기자가 질문할 것인지 등에 대해 청와대 춘추관과 사전 조율하고, 청와대 춘추관 쪽에서 매체별 질문 순서와 총 질문 개수를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정 대변인 말처럼 청와대 기자 질문에 ‘임기응변’으로 대답할지, 아니면 또다시 연출 논란으로 진땀을 흘리게 될지 13일 오전이면 확인된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