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세장의 사진이 현재 정치권의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다.

첫번째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최한 '2016년 신년인사회' 배경 사진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일 위안부 협상에 반대한다며 신년인사회 불참을 선언했고 5부 요인과 국무위원, 새누리당 지도부가 함께했다.

그런데 신년인사회 배경이 되는 펼침막에 일본 국기로 보일 수 있는 빨간색 둥근원이 박근혜 대통령 머리 위로 자리잡은 사진이 논란이 됐다.

새해를 맞아 떠오르는 해를 상징한 그림이지만 하필 일본 정부가 유리한 해석을 할 수 있는 문구와 소녀상 이전 문제로 한일 협상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장기(日章旗)로 보일 수 있는 그림이 떡하니 신년인사회 사진으로 찍히면서 말들이 많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한일 협상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일장기 밑에서 신년 인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의 소리가 흘러나온다. 

   
▲ ⓒ청와대
 

또다른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과 전남도당이 신년 합동 참배를 하는 사진이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소속 국회의원과 전남지역 국회의원, 당직자를 포함해 100여명은 국립 5. 18 민주묘지를 찾아 새해 합동 참배를 했다. 

이들은 "국민과 더불어민주당이 대한민국을 바꾸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펴들고 국립묘지로 향했는데 일시가 잘못 표기됐다. 원래는 '2016년 1월4일(월) /10:00'로 표기해야 하는 것을 2016년이 아닌 2015년으로 잘못 표기한 것이다. 

안철수 의원 탈당을 시작으로 분당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새해 참배를 하고 결속을 다지는 자리였지만 기본적인 날짜 표기도 못할 정도로 '정신 없는' 야권의 모습을 보여준 게 아니냐는 비아냥이 흘러나왔다. 야권 분열 상황 이전인 2015년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 표현된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페이스북
 

마지막 사진은 4일 안철수 의원이 고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사진이다. 

사진 속에서 안철수 의원은 이희호 여사 앞에서 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한쪽 무릎을 꿇고 이 여사의 손을 잡았다.

안 의원은 5일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새해 인사를 전하고 "저희가 새로 만드는 정당에서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 그리고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 꼭 이루겠다. 열심히 만들겠다"고 말했고 이희호 여사는 신당이 정권교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취지로 답했다. 

이 한장의 사진은 야권 분열 속 DJ 동교동계를 통한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선 안 의원의 절박함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언론은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이희호 여사 방문을 비교하면서 안 의원이 문재인 대표보다 이희호 여사와 독대를 오래 시간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진 박지원 의원은 5일 라디오에 출연해 이희호 여사가 안 의원의 예방자리에서 '정권교체'를 말한 것에 대해 “한마디 말이 함의하는 바가 굉장히 컸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문재인 대표의 예방자리에서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면서 "숨은 뜻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총선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신당의 3자 구도를 염두에 두고 박근혜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구도로 치러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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