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도 스포츠와 관련한 여러 이슈·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스포츠 경기와 관련하거나 스포츠계 사람 또는 단체와 관련한 이슈·사건들 중에는 우리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준 것들도 있었고, 노여움과 슬픔을 준 것들도 있었습니다. 정치만큼은 아니지만 스포츠 이슈·사건들의 국가·사회적 의미는 작지 않습니다. 스포츠의 ‘위광적 효과’라고 하지요. 월드컵축구 대회나 올림픽 대회에서 거둔 우리 대표팀의 성적이 국가 위상의 잣대가 되고 우리 선수의 해외에서의 활약이 우리의 민족적 자존감 고저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은 이를 말해줍니다. 2016 병신년에 우리에게 희로애락을 줄 스포츠 이슈·사건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승부조작·불법도박·도핑 등 스포츠 ‘구악’을 조심해야 한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우선 예상되는 것은 승부조작·불법도박·도핑 등 이른바 스포츠의 ‘구악’(舊惡)입니다. 2016년에도 우리는 승부조작·불법도박·도핑 등에 관한 사건을 접할 가능성이 큽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요? 2016년 이전에 발생한 일들이 2016년에 드러날 수 있고, 2016년에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구악’이 근절되지 못하는 국내 스포츠 구조의 한계입니다. 올해부터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의해 프로스포츠 도핑테스트 및 결과 관리가 이뤄져 프로스포츠 선수들에 대해서도 혈액검사가 이뤄지고, 해외원정도박 등 불법도박에 대한 추가수사가 언제든 있을 수 있는 환경을 주의해야 합니다.

   
▲ 2014-2015 시즌 현역으로 뛰던 프로농구 선수가 직접 승부 조작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9월8일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수사과에 따르면 프로농구 선수 박모씨(현재 은퇴)가 지난 2월 경기에서 유도 선수 황모씨의 부탁을 받고 '고의 에어볼'을 던진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됐다. KBL은 이날 재정위원회와 긴급 이사회를 잇따라 개최하는 등 진상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논현동 KBL센터. ⓒ 연합뉴스
 

2016년 8월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일대에서 제31회 하계올림픽대회가 열립니다. 지난 2012 런던 하계올림픽대회에선 대한민국이 금메달 13개를 획득하여 금메달 수 기준 종합5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일궜습니다. 막바지 일본과의 남자축구 3~4위전 승리는 대미를 장식하기도 했지요. 물론 독도 세레머니 논란, 오심 논란 등도 있었습니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금메달을 몇 개나 획득할까요? 전통적 강세종목인 양궁, 태권도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런던올림픽과 같거나 뛰어넘는 성적을 올리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나 금메달 수 기준 Top 10 안에는 들 것입니다. 심판의 오심 문제도 발생한다면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겠지요.

체육대통령인 통합체육회장을 뽑는 선거가 리우올림픽 직후 열린다

리우올림픽이 끝나면 국내 아마 스포츠계는 치열한 선거전에 돌입하게 됩니다. 10월경에 통합체육회 수장인 회장을 뽑는 선거가 있습니다. 3월경에 엘리트체육을 관장했던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을 관장했던 국민생활체육회가 합쳐진 통합체육회가 출범하는데, 그 규모와 역할·기능에 비추어 통합체육회 회장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체육대통령’이라고 불러도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회장직을 노리는(?) 분들이 많을 것이고 선거는 후보 간의 열띤 경쟁이 될 것입니다. 지나치면 상대방에 대한 비방, 흑색선전이 난무하여 선거가 혼탁해질 수 있고 선거 후유증이 클 수도 있을 겁니다.

2014년 12월경에 부산과 경상남도가 2028년 하계올림픽 공동유치를 합의하였고 이후에 울산도 참여하기로 하여 3개 지자체가 관련 회의도 하곤 했습니다.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후보도시 선정절차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련 룰에 따라 2019년부터 진행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치준비위원회 결성 등 공동유치를 위한 사전 준비시간상 이르면 2016년 후반에 부산, 경상남도, 울산이 공식적으로 2028년 하계올림픽 공동유치 도전을 발표할 겁니다. 발표가 있게 되면 올림픽 개최에 대한 정·관·민간단체 사이에 찬반 논란이 일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2028 하계올림픽 유치 찬성론과 반대론의 대립이 적정 수준에서 있게 된다면 좋겠지만 정치 논리가 개입되는 등 지나친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학생선수가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도록 하는 정책도 시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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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2016년은 학생선수의 학습권이 보장되고 체육특기자 등 입시제도가 개선되며 학교운동부 운영이 정상화되는 해가 되길 바랍니다. 잊을 만하면 체육특기자 입시비리 사건이 터집니다. 학교 엘리트스포츠를 둘러싼 교육과 사회 환경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발전했다고 볼 수 있는데 학교운동부와 학생선수에 관한 제도적 환경은 그만큼 발전하지 못하고 뒤쳐져 있다고 봐야 합니다. 엘리트체육계와 교육계가 나름 여러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등 노력을 해왔지만 그 성과는 미흡합니다. 학교체육진흥법에 초중고교 학생선수에 대한 학습권 보장 등에 관한 제도가 있지만 위반에 대한 처벌규정 도입 등 실효성 측면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있고 대학교 입학과 학사관리와의 연계도 필요합니다. 체육계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 정책을 펴왔던 박근혜 정부도 좀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쪼록 2016년 병신년에는 스포츠가 국민에게 기쁨과 감동만을 주고 노여움과 슬픔은 주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치뉴스로 마음이 불쾌한 국민들이 스포츠뉴스로 상쾌해지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필/자/소/개>
필자는 운동선수 출신의 변호사이다. 개인적‧직업적으로 스포츠‧엔터테인먼트‧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우리 스포츠‧엔터테인먼트‧문화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는 제도적 발전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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