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잘하면 대학간다? 그게 문제다
운동 잘하면 대학간다? 그게 문제다
[장달영의 LAW&S] 체육특기자 입시비리, 기준학력제 도입이 근본 해법

현재 서울 소재 모 대학교 재학 중인 ‘김유도’(가명) 학생은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잘 나가는’ 유도 학생선수였다. 고등학교 3년간 개인전과 단체전 포함 전국대회 1등을 4번 하였고 전국체전 2위 등 각종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상비군에도 소속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유도 종목의 체육특기자로서 어느 대학교든 선택해서 갈 수 있는 실력과 성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가고 싶었던 대학교에 입학하지 못했고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교 운동부로선 생소한 유도 종목의 체육특기자로서 입학했다. 대학교 입학 후에는 6개월 만에 7년 간의 엘리트 운동선수의 길을 접었다.

그가 중학교 시절 유도를 처음 시작 할 때는 수업을 4교시까지만 출석할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그마저도 ‘땡땡이 쳐도’ 학교에선 별 신경을 쓰지 않아 중학교 1학년 1학기 이후론 시험을 본 기억이 없다고 한다. 그의 기억에 의하면 당시 중학교 유도 운동부는 같은 재단 고등학교 유도 운동부 ‘형’들과 같이 운동을 했는데 중학교 1학년생을 빼면 누구 하나 수업을 듣는 사람은 없었고, 아침 6시부터 시작되는 새벽운동이 8시쯤 끝나고 나면 모두들 잠을 잤다.

학생선수를 공부와 담을 쌓고 운동만 하는 운동기계로 만드는 학교운동부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는 유도 운동부 감독이 학생선수들에게 무조건적인 합숙을 강요하면서 학생선수들은 학업과는 점점 더 멀어졌다. 하루 적게는 8시간, 많게는 10시간의 운동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수업 출석 또는 공부보다는 피곤한 몸을 쉬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도 그랬고 다른 학생선수들도 1등을 목표로 운동을 했기 때문에 공부에 신경을 쓰지 않았고 운동에만 집중했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전국대회에서 개인전 1등을 했고 고등학교 3학년 때는 2등과 1등을 번갈아 가며 입상했다. 전국에 있는 대학교 운동부 감독들은 그가 시합을 뛸 때마다 그에게 다가와 어느 대학을 생각하며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운동을 시작하던 때부터 서울 소재 모 대학교를 가고 싶었고 갈 수 있는 자격을 갖췄기 때문에 그 대학교에 진학하기를 원했고,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시합장에 나오던 부친도 그의 생각을 존중해 줬기 때문에 그 대학교 진학은 거의 확정적이었다.

   
▲ 지난 12월1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현역프로야구 선수들과 함께하는 유소년 야구 클리닉이 열렸다. 양현종이 참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본 사진은 이 칼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연합뉴스
 

운동성적만으로도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게 하는 체육특기자 제도의 실상

그런데 당시에 그의 동기 13명 중 개인전 성적을 가지고 있는 학생선수는 그를 포함해서 4명뿐이었고, 성적이 없는 학생선수 부모들은 자신의 아들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하루가 멀다 하고 감독을 찾아왔다고 한다. 그런 부모들 중의 한 명이 그가 모 대학교에 갈수 있게 된 것을 알게 되어 감독에게 이른바 “끼워팔기‘ 청탁을 했다고 한다. 당시 모 대학교 유도 체육특기자 입학정원은 네 명으로 모 대학교 감독이 생각한 학생선수 이외에는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로비에 의한 것인지 고등학교 운동부 감독은 대학교 운동부 감독에 그를 데려가려면 다른 학생선수도 데려가라고 ’배짱‘을 부렸고 대학교 운동부 감독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했다고 한다.

결국 대학교 운동부 감독은 김유도 학생선수를 뽑지 않고 다른 학생선수를 뽑았고 그는 동기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가장 늦게 입학 대학이 결정되었다. 다른 대학교에 입학한 후 운동을 그만 두게 되었을 때 원래 가고자 했던 대학교 감독이 유도 학생선수로 재입학을 권유했지만 유도계에 대한 싫증을 포함한 복잡한 감정으로 유도 운동선수의 길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체육특기자 제도의 수업 참석과 기준학력 연계를 강제하는 입법이 이뤄져야

위 김유도 학생의 사례를 보면 이른바 엘리트체육의 뿌리인 학교 운동부의 반교육적이고 반인권적인 운영행태와 입시비리와 관련한 체육특기자 제도의 비윤리적이고 반도덕적인 실상을 알 수 있다. 김유도 학생의 사례 뿐 아니라 그동안 알려진 여럿 학교 운동부 문제와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사건은 우리 사회, 즉 교육계와 스포츠계가 엘리트체육 학생선수 육성에 대하여 갖고 있는 가치관과 이념의 저급함을 보여준다. 최근에 터진 유명 사립대 야구 체육특기자 입시비리 혐의는 입시에 있어서 체육특기자 제도의 개선 내지 보완의 시급함을 알려준다.

수십년간 엘리트 우수선수 육성의 명분하에 시행된 체육특기자 제도의 문제, 구체적으로 말하면 체육특기자 입학전형에 있어서 수능성적과 기준학력 수준을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학생선수의 학습 참여 및 학력과 연결되지 못한 결과는 엘리트체육계에게 학생선수의 수업 및 학력 단절을 특혜를 넘어 특권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학생선수의 사회 진출 및 장래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는 엘리트체육계가 학생선수와 수업 및 학력의 연계를 보장하는 제도에 머뭇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선수의 체육특기자 입시에 있어서 특권이 없어질 것이 두려운 때문인가?

학생선수에게 운동 성적만을 가지고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후진적인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 운동성적 뿐 아니라 일정 기준의 학력성적도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어야 한다. 그러한 방향으로 체육특기자 입시 제도를 개선하면 학생선수의 수업 참여 및 학력을 보장할 수 있고 입시비리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 형평성과 실효성을 위해 입학 학력 기준도 대학의 자율로 하기 보다는 입법사항으로 고등교육법 등 관련 법령에 그 기준을 둘 필요가 있다.

현재 학교체육진흥법에 초중고교 학교 운동부를 대상으로 하는 최적학력기준과 연계한 대회출전제한과 기초학력보장프로그램 운영 제도가 있는데, 위반에 대한 처벌규정이 미흡해 실질적으로 시행이 되지 않고 있다. 대학 체육특기자 입시의 기준학력제 시행을 위해서라도 초중고 학교에 대해 학생선수의 기초학력보장프로그램 운영과 최적학력기준과 연계하는 대회출전제한을 강제하고 위반시 처벌하는 조항을 둬야 한다.
 
<필/자/소/개>
필자는 운동선수 출신의 변호사이다. 개인적‧직업적으로 스포츠‧엔터테인먼트‧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우리 스포츠‧엔터테인먼트‧문화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는 제도적 발전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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