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인권위원회가 ‘제5회 이돈명 인권상’ 수상자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2016년 1월7일 목요일 오후 6시 서울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돈명 인권상은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지난 2011년 1월11일 선종하신 고(故) 이돈명 변호사를 추모하며 인권의 가치에 대한 고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만든 상으로, 이돈명 인권상 1회는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 2회는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3회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지난해 4회는 ‘무지개 농성단’이 수상했다. 

고 이돈명 변호사는 독재정권에 맞서 3·1 민주구국선언 사건, 리영희·백낙청 교수의 반공법 위반 사건, 동일방직·원풍모방 시위 사건, YH 노조 신민당사 농성 사건 등의 변호를 맡으며 인권을 지키려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감옥에 가기도 한 인물이다. 

또한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전신인 정법회의 고문, 조선대 총장, 상지대학교 이사장, 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천주교인권위원회 창립이사장 등을 맡으며 민주주의 발전과 천주교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이돈명 변호사는 떠났지만, 이 시대의 인권을 위해 실천하는 사람·단체에게 이돈명 인권상을 드림으로 이돈명 변호사가 남긴 인권의 발자취를 기억하고 인권의 가치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자 한다”고 이 상의 취지를 알렸다. 이돈명 인권상 수여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0만원을 수여한다. 

수상자로 선정된 반올림 소속 활동가 이종란 노무사는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첨단 전자산업을 이끄는 삼성왕국에 가려진 직업병 피해 진실을 드러낸 의미를 생각해줬다고 여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노무사는 “삼성이 8년이 지난 지금도 피해자들에게 반쪽짜리 보상으로 직업병을 은폐하고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소홀히 하고 있다”며 “오늘로 81일째 삼성 홍보관 앞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숙농성에 있는데 이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7년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 반올림 대표를 비롯해 뇌종양 투병중인 한혜경씨와 한 씨의 어머니 김시녀씨, 반올림 활동가 등이 삼성전자를 향해 백혈병과 뇌종양 등 직업병 논란에 대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며 노숙농성 중이다. 

   
▲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반올림 회원이 삼성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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