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20%대를 기록하면서 창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중도 지지층이 안철수 신당 쪽으로 빠져나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선 유의미한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호남지역과 기존 무당층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미디어오늘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에스티아이(대표 이준호)와 함께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정기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안철수 의원이 가칭 안철수 신당을 창당하고 천정배 의원이 가칭 국민회의를 창당한다면 귀하께선 다음 중 어느 정당을 가장 지지하겠느냐"라는 질문에 새누리당 35.7%, 새정치민주연합 25.2%, 안철수 신당 20.1%, 정의당 4.8%, 국민회의 1.6%, 기타 3.0%, 없음/잘모름 9.7%로 나왔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 / 전남 / 전북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36.2%를 기록해 17.5%로 집계된 새정치민주연합보다 크게 앞선 것으로 나왔다. 친노에 대한 반감과 함께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던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 출현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출 경우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가 내년 총선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 안철수신당, 국민회의 창당시 지지 정당. 그래픽=이우림 기자, 자료=에스티아이
 

지지 정당별로 보면 안철수 신당은 무당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오면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사이 중도층 공략은 가시화되지 않은 모습이다. 기존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응답자 중 9.6%만 안철수 신당을 지지했고, 기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 중 17.4%가 안철수 신당을 지지했다. 지지 정당을 기타라고 응답한 69.9%, 없음 / 잘 모름 이라고 응답한 27.9%가 안철수 신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호남지역과 기존 무당층에서 안철수 신당 기대치가 높지만 중도층 공략에 따라 기존 정당의 지지층을 흡수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같은 질문을 야권 지지층(500명)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새정치민주연합 45.6%, 안철수 신당 28.5%, 정의당 8.7%, 새누리당 2.9%, 국민회의 2.4% 순으로 나왔다. 야권 지지층에서도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20% 후반대를 기록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치열한 승부를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 지지층안에서도 지역별로 보면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안철수 신당을 앞섰지만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은 41.6%를 기록해 19.4%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크게 따돌렸다. 

기존 무당층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안철수 의원의 탈당과 새정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야권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대해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중 누구의 잘못이 크냐는 질문에 안철수 의원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1.3%로 나왔고, 문재인 대표라고 응답한 사람은 35.4%로 나왔다. 특별히 누가 잘못한 일은 아니라는 응답은 10.5%,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8%로 집계됐다.

지지정당을 기타라고 응답한 사람 중 문재인 대표의 잘못이 크다라고 답한 응답이 77.8%로 나온 것을 보면 기존 무당층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으로 인해 안철수 의원이 당을 뛰쳐나갔다는 인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 (야권 지지층 대상) 안철수 탈당과 정권교체. 그래픽=이우림 기자, 자료=에스티아이
 

안철수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에 '이대로 가면 정권교체의 희망이 없다',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는데 안 의원의 탈당이 정권교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야권 지지층 대상)에 "야권의 변화를 가져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답한 응답은 40.1%로 나왔고, "야권의 분열을 초래해 도움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응답은 51.5%로 나왔다. 

특이할 점은 60대 이상과 대북 경북 지역에서 "야권 변화를 가져와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응답이 많았다는 점이다. 보수층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은 연령대(60대 이상)와 지역(대구 경북)에서 안 의원 탈당으로 인한 야권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안철수 무소속 의원. ⓒ 포커스뉴스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의 추가적인 탈당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 소속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야권에 도움이 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야권 지지층 대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48.4%)는 응답과 "도움이 된다"(47.1%)는 응답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나타났다. 다만, 야권 지지층 중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의 65.6%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 안철수 신당 지지층의 74.0%가 도움이 된다고 밝혀 추가 탈당에 대한 시각차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왔다. 

   
▲ 안철수 의원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 그래픽=이우림 기자, 자료=에스티아이
 

안 의원이 주장해왔던 '새로운 정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새로운 정치에 대해 "전부터 계속 기대가 있다"는 응답은 19.1%, "전엔 없었으나 지금은 있다"는 응답은 13.4%로 나왔다. 반면 "전엔 있었으나 지금은 없다"는 응답은 무려 41.9%로 나왔고, "전부터 계속 기대가 없다"는 응답은 20.7%로 나왔다. 

야권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질문에도 "전부터 계속 기대가 있었다" 24.5%, "전엔 없었으나 지금은 있다" 13.6%, "전엔 있었으나 지금은 없다" 43.9%, "전부터 계속 기대가 없다" 14.4%로 나왔다. 기대가 없다는 응답은 전체 58.3%로 기대가 있다는 응답(38.1%)을 크게 앞질렀다. 앞으로 안철수 신당이 새로운 정치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주지 못하면 지지 철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 범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생각. 그래픽=이우림 기자, 자료=에스티아이
 

새누리당 후보와 범야권 후보가 일대일 구도로 붙을 경우 다수 의석을 어느 쪽이 점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와 야권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극명히 갈렸다.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견제하기 위해 범야권 후보들이 단일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찬성한다 56.9%, 반대한다 24.8%로 나왔다. 야권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찬성 79.7%, 반대 13.9%가 나오면서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안철수 신당 등 야권 연대에 대한 여론이 강하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대상자(1000명) 조사에서는 "새누리당이 다수를 점할 것"이라는 응답이 55.4%로 나왔고, "범야권이 다수를 점할 것"이라는 응답은 34.2%에 그쳤다. 반면 야권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질문에는 반대로 “범야권이 다수 점할 것”이라는 응답이 59.0%, “새누리당이 다수를 점할 것”이라는 응답은 32.3%로 나왔다.

   
▲ 총선 의석 전망. 그래픽=이우림 기자, 자료=에스티아이
 

이번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은 매우 잘함 16.8%, 어느 정도 잘함 25.4%, 별로 잘 못함 16.3%, 매우 잘 못함 38.9%로 집계돼 잘한다는 응답이 42.3%로 나왔다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라는 질문에는 여당 후보 34.7%, 야권 후보 50.0%, 잘 모르겠다 15.3%로 나왔다.

에스티아이 박재익 연구원은 "안철수 신당을 창당할 경우 호남지역과 무당층 등 기존에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하지 않던 야권 성향 유권자들 내에서 일정 정도 기대를 받으며 상당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까지 기존 새누리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의 안철수 신당의 이탈 비율은 각각 10%, 20% 수준을 넘지 않아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을 크게 잠식하고 있다는 일각의 진단은 다소 성급해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야권지지층 내에서도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과 안철수 신당 지지층 간에 평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지만 범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은 매우 강하게 나타났다"며 "이는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후보 단일화 요구가 비등했던 여론과 유사해 향후 야권재편과 맞물려 돌아갈 총선 국면에서 이 같은 여론이 어떻게 수렴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RDD 자동응답방식으로 이뤄졌고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수를 할당해 추출한 후 실제 인구구성비율에 맞췄다 (2015년 11월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기준).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는 ±3.1%p, 응답률은 5.0% 이다.

이번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한 그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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