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민들의 정치세력화를 모색하는 시민혁명당(가칭) 추진위원회가 20일 출범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돌입했다. 

시민혁명당 추진위원회(추친위)는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과 더불어 새정치민주연합 또한 현 정치질서를 지탱하는 기득권 세력의 한 축이며 진보정당들은 미약하다”며 “내년 4월, 국회에는 새로운 시민 정치인이 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이번 선거가 빼앗긴 시민의 권리를 찾아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창당 배경을 밝혔다. 

추친위원장을 맡은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출범 선언문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문제를 직접 겪고 있는 사람들이 나서는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삶이 더 망가지기 전에 시민의 의견이 법안으로 발의되고 법제화되어 지금의 불안을 해소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정당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우습게 들릴 수도 있다”며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3·1운동의 주역이었고 4·19혁명, 5·18광주민주항쟁운동, 6·10항쟁으로 이어지는 한국 근현대사의 영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다수 시민의 생존과 민주주의와 벼랑 끝에 서 있는 지금이야말로 시민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시민혁명당 추진위원회가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범을 선언했다. 사진=이하늬 기자
 

추진위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민들의 정치세력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독일의 해적당, 이탈리아의 오성운동 등을 비교분석해 한국사회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2006년 창당한 해적당은 처음에는 정치 실험 정도로 취급받았으나 지난 2011년 베를린 지방선거에서 8.9%의 득표율로 15명의 당선자를 배출해 제 5야당이 됐다. 당시 이들의 선거운동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이뤄졌다. 

이탈리아 코메디언 베페 그릴로가 주도한 오성운동 역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다. 두번 연속 당선된 사람은 원래의 생업으로 돌아가야 하는 등 신선한 공약으로 주목을 받아 창당 3년만에 북부 도시 파르에서 정치 경력뿐 아니라 지명도도 거의 없는 ‘새내기’가 시장으로 당선되는 성과를 냈다. 2013년 첫 도전한 총선에서는 하원 109석, 상원 54석을 획득해 제2야당으로 도약했다. 

창당기획단장을 맡은 안성용 5대종단 평신도 시국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유럽 시스템의 기술적인 부분과 서비스운영방식을 분석했다”며 “유럽보다 앞선 온라인 플랫폼을 1월 중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해당 플랫폼에서 정당의 이름부터, 로고, 당헌 당규, 총선에 내세울 정책과 후보까지 정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에서의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 비슷한 조직과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민주주의 밖 시민, 노동조합 밖의 노동자라는 말처럼 조직되지 않은 시민이 상당히 많다”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그런 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고 내년 4월 국회에는 새로운 시민 정치인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내년 1월 중 창당준비위원회를 꾸리고 광역시도당별 창당대회를 열어 4월 총선에서 시민 후보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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