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취임이후 눈에 띄는 서울의 변화 중 하나는 ‘마을’의 등장, 그 중에서도 마을미디어의 등장이다. 서울시 마을미디어 사업은 올해 4년차로, 현재 26곳의 마을방송국이 활동 중이며 주민이 직접 만드는 콘텐츠는 4000여개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는 마을미디어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2012년 우리마을미디어 문화교실을 시작으로 마을미디어지원에 나서고 있다.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은 4년간 활동의 긍정적 의미를 강조하며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조속한 제도적 보완을 촉구하고 있다. 

11일 제4회 서울마을미디어축제 포럼(‘변화를 만드는 마을미디어’)에 참석한 이주훈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장은 “지역정보의 공유와 확산을 비롯해 취재대상이었던 시민들 스스로가 미디어의 주체가 되며 갖는 즐거움이 공동체를 깨울 수 있음을 보여준 게 지난 4년간 성과”라고 밝혔다. 

이주훈 센터장은 “마을미디어는 서울시장이 바뀌면 없어지는 정책이 돼선 안 된다. 시혜적, 공급자 위주의 미디어정책이 아니라 보편적이고 기본권적 차원에서 수용자 위주의 미디어정책으로 프레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마을미디어지원은 1년짜리 프로젝트 지원 사업이 대부분이다. 마을미디어에 관심 있는 시민들은 서울시가 안정적 마을미디어활동을 위한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자치입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제4회 서울마을미디어축제 홍보 이미지.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 참여 주민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5%가 서울시의 지원기간 연장을 원했으며 86%는 10개월 이상 사업을 운영하고 싶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7%는 교육 및 활동가, 네트워크 지원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일웅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공동간사는 “현재 마을미디어종합지원센터 설립 논의는 물론 지속가능한 마을미디어 정책 수립을 위한 민관 협의 테이블이 중단된 상태”라고 우려하며 “마을미디어는 다양한 계층과 세대를 아우르며 평범하지만 소중한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서울시는 마을미디어 지원 조례 제정을 통해 마을미디어 활동에 대한 안정적인 행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은 마을미디어가 공동체에 끼친 긍정적 효과를 강조했다. 정수진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마을미디어연구소장은 “‘마을미디어 모이자, 이야기하자’(마모이) 행사를 통해 각양각색의 마을미디어를 연결했다. 서로 이야기를 들어 주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스스로) 의미를 찾고 답을 구하더라”고 설명한 뒤 “아직도 지역에선 마을미디어사업을 마을사업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며 “부산에서 유일하게 부러운 건 서울시장”이라고 말했다.

조윤영 수원영상미디어센터 커뮤니티지원팀 팀장대행은 “수원지역 마을라디오 ‘수아라’는 ‘수원맘’이란 공통점을 하나로 육아이야기 등을 풀어놓고 있다. 엄마들은 방송 중 모유수유를 하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수원에서도 큰 숙제”라고 전했다. 

양승렬 동작FM 방송국장은 “마을미디어의 황무지였던 동작구에서 지역모임들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만나고 지역네트워크를 만들어간 결과 2013년 동작FM을 개국하고 주민DJ 20명 확보, 10명의 운영위원회 발족, 유급상근활동가 2명 확보가 가능했다”고 전했다. 양승렬 국장은 “자립모델을 기반으로 세월호 참사 추모제 등 각종 지역사회 연대활동에 나서고 청소년들과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축제나 교육 사업을 진행했으며 전·현직 구청장이 라디오에 출연해 주민과 소통하는 식의 다양한 협력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미디어오늘과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며 마을미디어의 무궁무진한 성장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날 서울마을미디어축제에 참석한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마을미디어사업은 미디어이용자에게 대단히 중요한 미디어참여활동으로서 시대적으로도 상당히 필요한 사업이다. 지금은 서울시에서 지역밀착형사업으로서 가장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문화부 소관이냐 방통위 소관이냐를 떠나 이용자 중심 관점에서 정부가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지, 시청자미디어재단과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가 고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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