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를 위한 경찰의 조계사 침탈 가능성이 거세지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30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한 위원장의 신변보호를 거듭 촉구했다.

이날 조계사 신도회는 오후 2시께 한 위원장의 거처를 찾아가 “신도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조속히 조계사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박준 신도회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도회장이 자진출두를 요청했지만 (한 위원장이) 5일만 시간을 달라 해서 강제로 끌고 나오려다 실패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에서 “일부 신도분들이 한 위원장의 퇴거를 요구하며 무력을 끌어내려 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조계종 공식 입장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공권력의 침탈이 가중되는 상황에 대해 거듭해서 조계사에 신변보호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민주노총 임원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등이 30일 오후 서울 조계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위원장의 신변보호를 호소하고 경찰의 침탈시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노동과 세계' 변백선 기자)
 

이날 기자회견엔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이상진 부위원장, 김종인 부위원장, 김경자 부위원장 등 민주노총 간부가 참석해 “오늘 조계사에서 벌어진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신변위협 또한 정권이 조계사를 압박하여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이성을 상실한 공안탄압이 이미 선을 넘었다”고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이곳엔 개인 한상균이 아니라, 노동개악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의 운명이 피신해있음을 알아주시길 호소드린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한 위원장의 신변보호를 조계사에 거듭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경찰의 조계사 침탈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저항할 것이고, 총파업까지 불사할 것”이라 강조했다.

   
▲ 30일 오후 5시30분 경 긴급기자회견이 예정된 조계사 앞을 경찰병력이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손가영 기자)
 

이날 긴급기자회견이 예정됐던 조계사 앞은 회견 예정 시간 전부터 경찰병력으로 가득찼다. 기자회견은 관음전에서 조계사로 향하는 계단에서 진행됐다. 종로경찰서는 “(오후 5시 기준으로) 조계사 인근의 경찰병력이 200명 정도되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일부 신도들이 한 위원장을 무력으로 끌어내려가 한 위원장 옷이 찢어진 것으로 조계사를 통해 전해들었다”면서 “걸칠 옷 하나 내줄 수 없다는 (신도들의) 야박함에 서운한 마음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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