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과 채널A가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집중적으로 다루었지만 출연진 대부분이 국정화 옹호론자로 구성돼 편향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들 출연진의 편향성뿐 아니라 주장의 빈약한 근거 또한 도마에 올랐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24일 발표한 ‘국정화 관련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TV조선과 채널A의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는 각각 77.6%, 57.9%를 국정화 이슈에 할애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니터 대상은 오전 뉴스와 저녁 뉴스 사이에 배치된 시사토크 프로그램이며 모니터 기간은 지난달 12일부터 국정화 확정고시 전날인 지난 2일까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TV조선의 경우 당일 이슈를 개괄적으로 다루는 ‘김광일의 신통방통’ ‘엄성섭 정혜전의 뉴스를 쏘다’ ‘이하원의 시사Q’ 등은 다루지 않은 날을 손에 꼽을 정도로 국정화 논란을 자주 다뤘다. 특히 ‘이하원의 시사Q’는 모니터 기간 중 총 16회 방송 중에 15회(93.8%)에 걸쳐 국정화를 다뤘다.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이틀에 한번 꼴(56.3%)로 국정화 논란을 다뤘다.

 

   
▲ 채널A 쾌도난마 10월 26일 방송 화면
 

채널A 시사토크 프로그램 중 국정화 논란을 가장 자주 다룬 프로그램은 ‘쾌도난마’로 19회 중 17회(89.5%)에 걸쳐 국정화 논란을 다뤘다. ‘시사인사이드’(56.3%)와 ‘뉴스 TOP10’(47.4%)등도 이틀에 한번 꼴로 국정화 논란을 다뤘다. 이에 대해 민언련은 “국정화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에 많은 프로그램에서 해당 이슈를 자주 다룬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러한 이슈를 다루면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았는지 여부다. 그러나 보고서 결과 TV조선와 채널A 시사토크 프로그램 출연진은 심각한 수준으로 국정화 긍정·옹호 발언자에 쏠려있었다. 민언련은 국정화 긍정·옹호 발언자는 79.6%으로 나타난 반면 국정화 부정·비판 발언자는 고작 5.2%라고 지적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나 정치 구도를 설명하는 수준의 판단 불가 발언자는 15.2%였다.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의 경우 출연진 39명 중 판단불가 발언자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정화 긍정·옹호 발언자였다. ‘김광일의 신통방통’과 ‘엄성섭과 정혜전의 뉴스를 쏘다’의 경우 국정화 부정·비판 발언자는 한 명도 없었다. 채널A 시사인사이드에도 국정화 부정·비판 발언자는 한 명도 출연하지 않았으며 쾌도난마는 56명의 출연진 중 7명, 뉴스TOP 10은 24명중 2명이 출연했다.

 

   
▲ TV조선 이하원의 시사Q 10월 13일 방송 화면
 

민언련은 “정치사회 분야를 다루는 만큼 편파 발언은 특정 진영에 대한 비난과 편가르기로 진행된다”며 “이런 행태는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사회의 갈등을 조장한다”며 방송법 제5조 2항을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방송법 제5조 2항은 “국민의 화합과 조화로운 국가의 발전 및 민주적 여론 형성에 이바지하여야 하며 지역간·세대간·계층간 성별간의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 민언련은 이들 출연진 주장의 근거도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들이 현행 교과서의 문제로 지적한 것을 보면 “전태일의 사진을 게재했으면서 왜 정주영, 이병철 회장의 사진은 들어가지 않았냐”는 식이다. 민영삼 포커스컴퍼니 전략연구원장은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에서 “박정희 대통령 사진은 1장을 실었다”며 “반면 김일성 사진은 석 장, 당연히 편향적이라는 시각을 갖게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독재’라고 표현한 현행 교과서를 문제 삼으며 그들이 독재를 선택하게 된 고뇌를 고려해야 한다고도 발언했다. 이진곤 경희대 객원교수는 “이승만 전 대통령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얼마나 그런 초인적인 절약을 했는지, 그게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왜 절약을 하겠냐”며 “그 점에서도 박정희 대통령도 닮은 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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