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창사 25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제작본부를 예능본부와 시사교양본부로 분리하고 제작 전반에 걸친 권한을 가진 ‘제작부문 대표이사 부사장’ 체제를 만든 것이 핵심이다. 

SBS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통해 총괄대표이사와 제작대표이사 체제를 구성했다. 인사는 23일부터 시행된다. 대외적인 SBS 대표 역할도 하면서 경영전반을 총괄하게 될 총괄대표이사 사장에는 김진원 SBS미디어홀딩스 사장이 임명됐다. 예산 배정권 등 사내 운영과 제작 전반에 걸친 권한을 갖는 제작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박정훈 제작본부장을 임명했다. 대표이사 이원체제를 도입한 이유는 제작분야에 좀 더 힘을 싣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정훈 제작대표이사 부사장은 1991년 SBS입사 이후 △편성기획팀장 △예능총괄 △이사 제작본부장 △이사 드라마본부장 △상무이사 제작본부장 등을 거쳤다. 김진원 총괄대표이사 사장은 1975년 동아방송 기자로 시작해 KBS와 MBC, SBS 기자를 모두 거친 기자 출신이다. 

   
▲ 김진원 총괄대표이사 사장(좌)과 박정훈 제작대표이사 부사장(우). 사진제공=SBS

인사개편과 함께 단행된 조직개편에서는 기존 제작본부를 시사교양본부와 예능본부로 분리한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예전에 나뉘어져 있던 것을 합쳐놨다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다시 나눠놓은 것으로, 이번 개편을 통해 시사교양과 예능 프로그램의 역량을 각각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뉴미디어부를 확대 개편한 뉴미디어실이 신설된 점도 변화 중 하나다. SBS미디어홀딩스의 플랫폼기획팀이 플랫폼사업팀으로 이름을 바꿔 SBS로 옮겨온 것도 이번 조직개편 중 일부다. SBS미디어홀딩스 대부분의 기능이 SBS 본사로 이전해왔다는 점도 조직개편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이 정작 프로그램 제작 역량 강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프로그램들 중 예능과 교양이 크게 구분이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오히려 통합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채수현 SBS 본부장은 “제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을 적절히 투입하고 제작진들이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면 되는 것이다. 제작본부를 둘로 나누고 제작부문 대표이사를 별도로 뒀다고 제작 역량강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두 개를 나눈 것은 보직자만 더 내려온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와의 관계에 대한 문제제기도 잇따른다. 채 본부장은 “SBS미디어홀딩스가 SBS의 경영을 좌지우지해왔는데 대부분의 기능을 SBS로 옮긴 것은 기존 미디어홀딩스 체제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방송 콘텐츠 2차 판매를 담당하는 SBS내 미디어사업국을 미디어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SBS미디어홀딩스의 콘텐츠 판매권을 온전히 SBS가 가져와야 한다. 제작 이외에 파생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효과를 가지고 사업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이번 개편에서는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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