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낙점설이 돌았던 고대영 KBS 사장이 구성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4일 취임했다. 언론시민단체는 ‘청와대의 KBS 사장 선임 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감사청구 운동’ 시작을 알리며 고대영 사장 선임은 원천 무효라고 강조했다. 

고대영 사장은 24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30년 전 입사 당시와 비교해 방송제작 방식과 회사의 수입 구조가 바뀌지 않고 있다며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대영 사장은 “사람들의 미디어 소비 습관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 방송사가 정한 편성표대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은 옛말이고 미디어 지형도 급격하게 변했다”며 “IPTV가 지배적 매체로 자리 잡았고 VOD 재송신 협상에서도 지상파 주도권이 약화됐으며 지상파 시청률이 하락하고 광고수익도 급전직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고대영 KBS 사장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KBS
 

 

그는 “생존”을 강조하면서 △직무 중심·고객 중심·시장 중심의 조직 구조 개편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성 △엄격한 업무 태도 등을 강조했다. 노사관계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한 고대영 사장은 “노사가 상호존중하며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것을 제안한다”면서도 “법과 규정을 벗어나는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영 사장은 이사회 면접이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누차 강조했던 편성규약 개정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기존 편성규약이나 방송제작가이드라인, 공정성가이드라인, 윤리강령 등은 목적이 중첩되거나 선언적인 수준에 불과하다며 “BBC편집가이드라인 수준의 ‘KBS편성기준’을 마련하고 그 실행을 담보할 것이며 이를 통해 경영진부터 실무제작진까지 지켜야 할 방송규범을 명확히 하고 사적인 이해관계가 개입할 가능성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대영 사장은 또 인사·평가·보상 시스템 개혁과 사옥 신축, 연구동·별관 등 자산 재평가를 통한 가치 극대화 등에도 나설 예정이다. 

고대영 사장은 이날 취임 직후 이영태 전 인재개발원장을 인력관리실장으로, 남종혁 대외정책실장을 비서실장으로 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한편 이날 고대영 사장 취임식에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KBS본부)는 오전 8시부터 본관 앞에서 ‘청와대가 꽂아 넣은 고대영을 반대한다“며 사장 출근 반대 피케팅을 진행했다.  

또 전국언론노동조합·민주언론시민연합 등 11개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취임식 시작과 동시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동순 전 KBS 감사의 폭로를 근거로 고대영 사장 선임은 원천무효라며 청와대의 KBS 사장 선임 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감사청구 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국민감사청구는 감사를 실시하라는 단순한 요구가 아니라 진상을 규명하라는 국민적 명령을 조직하는 국민주권운동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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