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직원 10명 중 9명이 현 안광한 사장 이하 보도국 체제의 MBC 뉴스가 ‘불공정하다’고 대답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근 각종 언론사 조사에서 MBC의 신뢰도와 공정성 등 순위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구성원들은 MBC 보도의 편향성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MBC 노조)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서울지부를 비롯한 18개 지역지부 조합원 169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지금의 MBC 뉴스가 불공정하다는 답변이 89.8%나 나왔다. 

특히 MBC 뉴스가 ‘매우 불공정하다’고 대답한 조합원은 과반인 57.9%에 달했으며, ‘대체로 불공정하다’고 답변도 31.9%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공정하다’는 대답은 1%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대체로 공정 0.4%, 매우 공정 0.4%). 

MBC 조합원들은 MBC 뉴스의 가장 큰 문제점에 대해서도 10명 중 8명 가까이 ‘친정부적 보도 태도와 경향(75.8%)’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MBC 노조가 방송 공정성 회복 등을 요구하며 170일 최장기 파업을 하기 전인 지난 김재철 사장 재임 시절 때보다도 압도적인 평가다. 지난 2011년 노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같은 내용의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0.9%가 ‘친정부적 보도 태도’가 MBC 뉴스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설문조사 결과. 자료 출처=MBC 노보 195호
 

이에 대해 노조는 “폭주하는 공권력을 감시·견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정치권력에 영합하는 뉴스를 양산하고 있는 우리 뉴스의 태도와 경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MBC 뉴스는 불공정하고, 그 가장 큰 원인은 친정부적인 태도 때문’이라는 답이 김재철 사장 시절보다 무려 두 배가 넘게 나오고 있는 현실에 대해 보도 책임자들과 안광한 사장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MBC 조합원 대다수가 보도의 불공정을 공감하고, 공영방송으로서 ‘PD수첩’과 ‘시사매거진 2580’ 등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76.9%)고 답한 것에 대해서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렇게 내부적으로 뉴스의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심각한데도 사측은 ‘공정방송협의회’ 등 뉴스 공정성을 논할 수 있는 제도와 절차를 무시하고, 뉴스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조합의 ‘민실위’를 탄압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며 “공영방송 MBC에서 뉴스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합원 두 명 중 한 명은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안 사장의 성적을 묻는 질문에 ‘수우미양가’ 중 최하 등급인 ‘가’라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46.6%)보다도 지역(51.7%) 지부의 비율이 높았으며, 전국을 통틀어 안 사장에게 ‘수’ 점수를 매긴 응답자는 1명(0.1%)뿐이었다. ‘가’ 다음으론 ‘양(28.3%)’, ‘미(20%)’, ‘우(2.9%)’ 순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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