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학교 학생들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을 모았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서강인 모임’은 30일 오전 서강대 정하상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강대 학생 1845명은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2일 대학생들이 국정화 반대를 위해 광화문 이순신 동상 점거 기습시위 이후 서강대에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대자보가 붙기 시작했고, 릴레이 1인 시위도 있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윤세영 학생(국문·14학번)은 “지난 15일부터 무인서명가판을 캠퍼스 곳곳에 설치해 1845명(서강대 전교생 약 8000명)의 반대 서명을 받았고 이를 교육부에 전달하겠다”며 “학생들의 이런 관심이 내일(31일) 오후 4시에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대학생 대회로도 표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30일 오전 서강대 정하상관 앞에서 서강대 학생들이 “서강대 학생 1845명은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30일 오전 서강대 정하상관 앞에서 서강대 학생들이 “서강대 학생 1845명은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기자회견 참석학생들의 구호는 “박근혜 선배님 이건 쫌 아닌 것 같습니다”였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화 추진 반대 의견이 연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후배들의 의견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학년 학생도 참석했다. 유일한 학생(인문·15학번)은 “국정교과서가 민주주의에서 전제해야 할 학문의 자유라는 가치에 반하고 있기 때문에 보수적 사관이든 진보적 사관이든 상관없이 국정화에 반대한다”며 “‘올바른 교과서’라는 절대적인 역사해석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대안으로서든 과도기적으로든 국정화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발언에 대해서도 후배들은 부끄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김성권 학생(인문· 15학번)은 “학교 선배님인 박근혜 각하께서 지난 2005년 ‘역사는 무슨일이 있어도 국민과 역사학자의 것이고 정권은 역사를 재단해서 안 된다’고 말했다”며 “어제 이대 행사에 갔다가 후문으로 나갔던데 당당하다면 뒤에 숨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정치를 대국적으로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수 학생(철학·14학번)은 “국정화는 획일화된 역사관을 미래 세대에게 주입하고자 하는 폭력적인 행위”라며 “서강대 학생들은 앞으로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활동을 학내에서 계속 벌여나갈 것이며 앞으로 더 큰 대학생들의 저항에 맞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게 경고한다. 역사는 가족사가 아니다. 국정교과서 추진을 당장 중단하라”고 말했다. 

   
▲ 서강대 캠퍼스에 붙어있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대자보.
이치열 기자 truth710@
 
   
▲ 서강대 캠퍼스에 붙어있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대자보.
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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