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혁신보고서에 언론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는 지난 23일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창립50주년 기념식 사내행사에서 50여 분 간 혁신보고서의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아직 구체적인 뉴스룸의 혁신 내용은 등장하지 않았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그룹차원에서 해당보고서의 유출을 막고자 보안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일 혁신보고서 완성 기념행사가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보고서는 평기자 열람이 제한된 상황이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측은 지난 23일 홍정도 대표이사의 설명회 내용이 지난 9월21일 중앙미디어컨퍼런스 강연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홍정도 대표이사는 지난 컨퍼런스에서 “마감 시간을 정하고 뉴스를 가둬두면 생기를 잃고 뉴스가치가 0으로 수렴한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가치 있는 정보다”, “확인한 뒤에야 사실이라고 보도하는 언론의 자세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당시 그는 중앙일보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1년 간 혁신보고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창립50주년 기념식에서 홍석현 회장은 혁신보고서를 가리키며 “우리가 만든 보고서는 미디어를 재정의하는 작업이다. 기사의 전통적 정의를 다시 쓰고 종전의 공식을 무너뜨리는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방송은 속보를, 신문은 좀 더 심층적 뉴스를 만든다는 통념도 구식이다. 보도 전후의 취재 과정과 독자 피드백 모두 보도의 일부인 시대다. 젊은 기자나 직원일수록 과감한 실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앙일보 사옥.
 

중앙일보 혁신보고서는 지금까지 중앙일보에 대한 반성과 함께 ‘뉴스는 마감이 아니다’, ‘뉴스는 흐름이다’와 같은 대전제 하에 10개의 실천과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중앙일보 한 기자는 “혁신보고서의 핵심은 디지털이다. 구체적 변화상은 아직 안 나왔지만 지면만 생각하는 신문쟁이들 앞에서 대표이사가 옳은 소리를 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중앙일보 기자는 “수백 명 기자를 거느린 조직에서 혁신을 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은 최근 노보를 통해 “현재와 같은 (뉴스룸) 구조에서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데에 인터뷰에 응한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중앙 노조는 혁신보고서와 관련한 50여명의 조합원 설문결과를 전하며 “혁신보고서가 혹시 예전처럼 빨리 쓰고 많이 쓰자는 방향으로 흐르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의 한 기자는 “중앙이 앞으로 어떤 분야에 투자하고 집중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홍석현 회장은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조만간 전사적으로 변화의 기운이 전파될 것”이라 예고한 뒤 “디지털 모바일 비즈니스를 키우는 데 내부 역량만으로 벅차다면 외부 필진과 기술의 힘을 빌릴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중앙은 혁신보고서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뉴스룸 개편과 차별화된 디지털 콘텐츠 생산 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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