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밤 서울 혜화동 소재 국제교육원 외국인 장학생회관에서 교육부가 국정교과서 추진을 위한 비밀TF 사무실이 야당 의원들에 의해 밝혀진 가운데 경찰이 해당 건물을 이틀째 가로막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26일 오전 10시30분경 브리핑을 통해 교육부와 청와대에 해명을 요구했고, 이 와중에 보수성향의 단체인 어버이연합 회원 10여명이 야당 의원들과 기자들을 향해 “빨갱이”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은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하는 상황에서 경찰들이 방해하고 있고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어제) 전화도 받지 않았다”며 “교육부가 당당하다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의원들을 데리고 들어가 (어떤 일이 진행됐는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은 “(교육부) 고위책임자를 보내 무엇을 했는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으니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황 장관은 26일 오전 김 의원과 통화에서 ‘(책임자를) 왜 보내느냐’고 말했다. 

김태년 의원은 국제교육원장은 현재 베트남 출장 중이며 관련자들도 비밀TF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교육부는 지난 8월 국제교육원에 전화해 사무실을 사용하겠다고 전했고, 이를 요청하는 공문서는 없었다”며 “비밀TF는 추석 직후부터 현재까지 국제교육원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26일 오전 교육부 국정교과서 비밀TF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혜화동 국제교육원에 한 보수단체 회원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이날 브리핑 중간에는 어버이연합 회원 10여명이 난입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한 어버이연합 회원은 “국회의원들이 빨갱이보다 더 나쁜 놈”이라며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밀TF 사무실 앞에 어떤 이유로 오게됐냐’는 기자들 질문에 다수 회원들은 “아침에 뉴스듣고 울화통이 터져서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을 향해 “6·25때 태어나지도 않은 놈”이라며 “김정은 지령을 받는 것 아닌지 모르겠는데 (도 의원은) 공산주의자인 문재인(의원) 보다 더 나쁜 놈”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을 향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여러분은 왜 여기에 왔냐. 국회의원들이 하는 말만 듣고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은 “국정화 TF는 안하는 게 병신”이라며 “2012년 대선 당시 야당에서 국정원 여성 직원이 댓글 작업을 하는 곳이라고 집에 쳐들어가 인권침해를 했는데 조사해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는데 그게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경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국제교육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신의 정치를 일삼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타도하자”며 “올바른 역사를 후세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주장하며 국정교과서 찬성 의견을 전했다. 

   
▲ 26일 오전 교육부 국정교과서 비밀TF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혜화동 국제교육원 앞에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야당의원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장슬기 기자.
 

26일 오전 현재까지 경찰 80여명이 비밀TF 사무실을 에워싸고 있고, 야당 의원들은 인근 건물에서 교육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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