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근 머니투데이 그룹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만 시점은 연내로 제시했으며 사퇴 전까지 연합뉴스 사태로 빚어진 내홍을 정리하는 데 노력할 예정으로 보인다. 

홍선근 머니투데이 그룹 회장은 14일 계열사 인트라넷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무엇이 계기가 됐건 그 동안 생각만 했던 것을 결행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우리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머니투데이 미디어 대표이사, 발행인, 회장직에서 내려오는 것을 오늘 공식화한다”고 밝혔다. 

홍선근 회장은 “다만 안정적 회사운영과 여러분들과의 약속 이행을 위한 후속 인선과 여러분의 지혜로 더 나은 머니투데이 미디어를 실현하게끔 장도 마련하겠다”며 “마무리가 미진하더라도 연내에는 물러나겠다”고 시점을 올해 말로 못 박았다.

   
▲ 머니투데이 홈페이지.
 

 

홍선근 회장은 모든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에 대해 “개인적으로 큰 그림에 대해 고민하겠다. 머니투데이 미디어 전체가 10년, 20년 후 어떤 격변의 환경에서도 여전히 비상할 수 있는 비전을 고민하는 데 힘을 쏟아볼까 한다”며 미래 비전을 계획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갑작스러운 홍선근 회장의 사퇴가 ‘연합뉴스의 공격-사과-내부 반발’로 이어지는 최근 흐름과 연관돼있다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홍선근 회장을 비롯한 머니투데이 그룹 사측은 지난 8일과 12일 잇따라 계열사인 머니투데이·뉴시스·뉴스1 구성원과 만나 홍선근 회장이 독단적으로 사과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후속 조치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아왔다. 

이날 올린 게시문에서도 홍선근 회장은 “충분한 시스템 없이 혼자 책임지고 실행하는 것”, “혼자 모든 것을 감수하고 해결하려 했던 판단”, “여러분들과의 공감대 속에 한발 한발 차분하게 커 나가는 선택을 놓친 게 아닌 가” 등 회장 1인 경영 체제에 대해 언급하며 “이런 생각에 최근 며칠이 무척 뼈아팠다”고 남겼다. 

홍선근 회장은 또 “오늘의 아픔”, “지금의 혼란” 등 단어를 써 최근 연합뉴스 사태 등으로 촉발된 일련의 사건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해석할 여지를 두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홍선근 회장 사퇴에 대해 머니투데이 그룹 관계자는 “홍선근 회장이 발행인에서 물러난다고 했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미디어는 지금까지 치열한 토론으로 성장한 조직 문화가 있고 회장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이 조직문화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회장으로서 집중해야할 미래 비전에 투자하고 현재 발전을 조직원들의 역량으로 가져가겠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측은 또 “회장의 사퇴는 연합뉴스와는 무관하다”며 “미래비전 수립을 위한 리더들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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