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고영주를 방문진 이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고영주를 방문진 이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야당 추천 방문진 이사들 이사장 불신임 결의안 제출…검찰, 문재인 명예훼손 건 수사 착수

새정치민주연합이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해임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야당 추천 방문진 이사들도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 안건을 제출했다. 야당 내에선 고 이사장이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주도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그에 대한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아울러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8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고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형사1부(심우정 부장검사)에 배당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고 이사장 사건에 대해 “철저히 투명하게 조사하도록 지휘·감독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고영주 이어 KBS 이사도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와 함께 14일 고 이사장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이사장이 지난 2009년 2월부터 2011년 2월까지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으로 있으면서 직무상 취급한 사건을 수임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변호사회(김한규 회장)도 13일 상임이사회 회의를 열어 고 이사장에 대한 예비조사 후 조사위원회에 정식 회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지난 9일 “고 이사장은 과거 독서모임 학생들을 고문해 공산주의자로 만들었던 것처럼 야당 대표와 전직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모독하고 있어, 공영방송을 관리·감독할 자격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민주 질서를 부정한 데 대해 사법부의 단호한 징계가 필요하다”며 “그에 대한 각계의 퇴진 요구와 야당의 해임 촉구는 이제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13일 진행된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도 고 이사장의 해임을 거듭 촉구했다.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고 이사장이 주도했던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의의 문건에서 왜 이들이 국정교과서에 집착하는지 스스로 고백했다”며 “여기엔 ‘(보수진영은) 한국 현대사에 관한 정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해, 그들(역사학자들)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사항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할 논거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정교과서를 추진해야 한다’라고 나와 있다”고 밝혔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가운데)이 지난 8일 방문진 정기이사회 후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앞서 8일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고 이사장은 국감 발언 이후 국회에서 그에 대한 해임 결의안까지 채택되는 등 공영방송 이사장으로서 직무수행 적격성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야당 추천 이사들의 지적에 대해 “이사장으로서 자질이 있는지 없는지는 나중에 회의하면서 잘못이 있으면 지적해서 토의하기로 하자”고 일축했다. 

야당 추천의 유기철·이완기·최강욱 이사는 고 이사장이 지난 방문진 국감에서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한 설명 없이 회의를 속개하자, 이에 반발해 회의장에서 퇴장 후 사무처에 이사장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관련기사 : “고영주, 이사장으로 인정 못해… 회의 거부”)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틀간의 국정감사에서 고 이사장은 시대착오적 이념의 노예임을 만천하에 드러냈으며, 이는 공정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심각한 결격사유”라며 “고 이사장은 잇단 망동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음에도 자신과 특정 진영의 홍보에만 몰두하고 있어, 이는 고도의 계산된 정치적 행동이라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는 앞으로 고영주를 이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그가 주재하는 회의 등을 일체 거부할 것”이라며 “빈약한 논리로 고 이사장을 두둔하는 일부 이사들은 권력의 꼭두각시 노릇을 멈추고 이사장 퇴진 등 방문진 정상화의 노력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기철 이사는 13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사장 불신임 결의 안건으로 임시이사회가 열린다고 해도 여당 추천 이사들의 반대로 부결된 공산이 크고, 고 이사장도 청와대 의사결정이 있기 전엔 안 나갈 거라고 본다”면서도 “야당 이사들은 이사장의 이념과 관계없이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부적격하므로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 주장이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관철하도록 총력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등 현업 언론인 단체와 민주노총·참여연대·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사회 각계 단체들로 구성된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오후 율촌빌딩 앞에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등 현업 언론인 단체와 민주노총·참여연대·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사회 각계 단체들로 구성된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MBC 공대위)도 “고영주씨는 희대의 망언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이사장직에서 지금 당장 물러나라”고 규탄했다.

MBC 공대위는 8일 율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을 ‘이적(利敵)행위자’로 매도한 고씨를 공영방송 이사장직에 임명한 것에 대해 일말의 책임이라도 느낀다면 국민에게 사과하고 임명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즉각 해임하라”며 “아울러 방송을 장악해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그릇된 발상을 버리고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던 대선 공약을 지금이라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송호창 새정치연합 의원도 방문진 이사장의 인사청문회와 선정 절차 강화, 해임과 징계 명문화 등을 골자로 한 ‘고영주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송호창 의원, ‘고영주법’ 발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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