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우즈가 우리나라 대학을 다녔다면
타이거우즈가 우리나라 대학을 다녔다면
[장달영의 LAW&S] 대학 홍보의 대가가 졸업장이라면...

미국의 저명한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2010. 5. 10. 온라인에서 ‘대학 졸업장이 무엇인가?’(WHAT DIPLOMA?)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학을 중퇴(dropouts)한 유명인 10명(Top 10 College Dropouts)을 소개한 적이 있다. 빌 게이츠(Bill Gates), 스티븐 잡스(Steve Jobs),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벅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톰 행크스(Tom Hanks),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 레이디 가가(Lady Gaga), 마지막 인물이 타이거 우즈(Tiger Woods)이다.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것이 아니라면 위 10명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공의 척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위 기사는 ‘대학 졸업장을 받지 못한 가장 성공한 사람들’(the most successful people to never receive their sheepskins)로 위 10명을 꼽았다. 위 10명은 해당 분야에서 명성과 함께 부를 쌓았다. 대학졸업을 포기한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나로서는 그들이 성공한 이후에도 대학졸업장(학위)을 얻으려고 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 하긴 위 사람들에게 대학졸업장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스탠포드대학을 중퇴한 타이거 우즈, 한국인이었으면 달랐을 것

위 거명된 10명 중에서 스포츠선수는 바로 ‘타이거 우즈’이다. 지금은 성적과 인기 측면에서 과거보다 ‘약세’에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계 최고 프로골프 선수 중의 한 명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학 입학 전에도 아마추어 골프 선수로서 세계 남자 프로골프를 이끌 차세대 스타로 각광을 받았던 그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프로 진출을 택하지 않고 스탠포드대학교 입학을 결정한 것이 당시 화제였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스탠포드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해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을 알게 된 탓일까? 2학년을 마치고 프로로 진출하면서 대학을 중퇴한다. 아마도 미국 대학이 학생선수에 대해서도 엄격한 학사관리를 하므로 프로선수 생활과 대학생활을 병행하기가 어려운 현실적 문제가 큰 이유였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 pixabay
 

타이거 우즈가 한국인으로서 여기서 대학을 다녔다면 사정은 확 달라졌을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전부터 대학들 간의 이른바 ‘스카웃’전쟁이 엄청났을 것이다. 대학 입학 자체에 따른 여러 혜택 제공은 물론이고 입학과 동시에 프로 진출을 보장하였을 것이다. 프로 선수로서 훈련 및 대회 참가에 지장이 없게끔 수업 출석 및 시험에 대한 ‘면제’를 부여함으로써 입학과 동시에 졸업이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타이거 우즈로서는 대학과 프로에서의 ‘기회비용’을 생각할 필요도 없고 생각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패치’와 맞바꾼 ‘졸업장’, 대학이 스폰서임을 자인하는 꼴

우리는 국내외 프로골프 대회에서 대학생 신분인 선수가 착용하고 있는 의류나 휴대하고 있는 용품에 소속 대학의 로고를 부착한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지금 내노라 하는 유명 남녀 프로골프 선수는 대개 대학 재학중이다. 그들이 자신이 적(籍)을 두고 있는 대학명이나 대학을 상징하는 로고가 새겨진 ‘패치’를 가슴 또는 팔에 부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에서일까. 아니면 입학 및 학적관리에 있어서 주어진 ‘특혜’에 대한 ‘보답’일까. 아니면 대학과 선수 측의 ‘계약’사항일까.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프로골퍼가 대학에 입학한다고 해서 미리 학사관리가 부실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무리일 수 있다. 온라인 강의나 수업 대체 방안들이 마련되어 제대로 이행된다면 학사관리상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순 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프로골프 대회 일정에 비추어 훈련 및 대회 참가로 인해 학칙에서 정한 학점 이수를 위한 최소 수업일수를 준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고, 마찬가지로 온라인 강의나 수업 대체 방안을 이행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대학이 프로골프 선수 등 학생선수에게 대학 졸업장을 수여하는 것은 ‘후원’이나 다름없다. 선수활동으로 언론 등에 이름이 나오고 이름 옆에 소속 대학이 나오는 그 홍보의 대가가 졸업장이라고 하는 것이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은 프로골프 선수의 재학 중 ‘스폰서’에 불과하다. 대학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대학의 가치에 비추어 ‘스폰서’는 대학의 목적과 존재 이유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가 타이거 우즈와 같은 ‘고졸’ 내지 ‘대학중퇴’의 스타 프로골프 선수를 기대하는 것은 지금에선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대학이 ‘스폰서’임을 포기한다면 말이다.
 
<필/자/소/개>
필자는 운동선수 출신의 변호사이다. 개인적‧직업적으로 스포츠‧엔터테인먼트‧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우리 스포츠‧엔터테인먼트‧문화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는 제도적 발전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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