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은 어떤 소식 전해주실 거죠?

네. 오늘의 사설 키워드는 ‘청와대에서 국회로’ 라고 뽑았습니다. 

Q. 청와대 인사들이 사퇴한 것 말씀이시죠?

맞습니다. 그제죠. 박근혜 대통령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과 박종준 경호실 차장을 사퇴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두 사람 이외에 거취를 표명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전략 공천을 할 생각이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언론은 없는 것 같습니다. 

Q.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죠. 

먼저 경향신문인데요. 경향신문은 박 대통령이 겉으로는 중립을 지키는 체 하지만 지나치게 공천에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든 사례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입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직격으로 비판한 것이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 아니었습니까? 그 청와대 인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입김 없이 그럴 수 있겠냐는 것이죠. 또 당내 친박계가 김 대표를 거세게 압박한 것도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 경향신문 7일 사설.
 

경향신문은 “온갖 방법으로 당 대표를 압박해놓고 이제 와서 중립 운운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믿기 어려운 거짓말”이라고 지적을 했습니다. “정말 불개입 의사가 있다면, 공천문제는 당내 특별기구에 맡겨야 하고, 김 대표를 그만 압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Q. 정말 중립을 지키려면 공천은 당에 맡겨라? 

다른 관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동아일보와 세계일보인데요. 총선에 나갈 사람들은 빨리 선언하고 나가라는 거죠. 특히 장관들 말입니다. 나갈 생각이 있으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건데 그럴 바엔 나가라는 겁니다. 

Q. 그렇겠죠. 선거를 앞두고 아무래도 생각이 많아질텐데. 

네. 정치인들은 어떤 선거든 나가서 이기는 게 최고 아니겠습니까? 의원 출신 장관들 입장에서는 총선을 위해 부리나케 달리고 있는 경쟁자들이 마음에 걸리겠죠. 

동아일보는요.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정치인 출신 국무위원으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김희정 여성부 장관 등 5명을 꼽았습니다. 이들은 의원 겸직 장관들입니다.

   
▲ 동아일보 7일자 사설.
 

그러면서요.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장관들이 소임을 다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곧 그만둘 장관 밑에서 공직 기강이 바로 설지도 의문이고 각종 행사 참석 때마다 ‘총선용’이라는 오해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세계일보도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장관에게 국정 업무를 맡기느니 차관과 같은 전문가 중심의 대행체제가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Q. 네. 맞는 지적인 것 같네요.

언론들도 지적하고 있습니다만, 박근혜 정부는 유독 현직 국회의원을 장관으로 기용해왔습니다. 이에 대한 언론의 비판이 상당했죠. 그럼에도 강행했습니다.  유기준, 유일호 두 장관은 취임한지 갓 반년을 넘긴 상태인데요. 언론사에서는 반년이면 이제 막 수습을 떼고 기자를 쓰기 시작합니다.

Q. 갓 들어온 기자가 수습이라는 타이틀을 떼는 정도의 시간이다. 재밌네요. 오늘은 어떤 칼럼 가져오셨습니까?

경향신문 칼럼입니다. 윤태진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의 칼럼이고요. 제목은 ‘MBC가 잘되길 빈다’입니다. 

Q. 어떤 내용인가요?

최근 국정감사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신 분이 있습니다. 

Q. 혹시 ‘그분’ 인가요?

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입니다. 방송문화진흥회는 MBC 대주주인데요, 사장 선임권을 갖고 있어서 공영방송에 큰 영향을 미치죠. 

고 이사장이 국정감사를 통해 ‘공산주의 판독기’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어제는 의원들이 ‘누구누구는 공산주의냐’라고 물으면, 고 이사장이 ‘그렇다, 아니다’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자가 됐습니다.(웃음) 

   
▲ 경향신문 7일 오피니언.
 

Q. 그랬었죠. 유명인사 이름들이 다 나오던데요. 

윤 교수가 지적하는 것은 그의 자질입니다. 무너지는 MBC를 제대로 바로잡을 자질 말이죠. 전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매체 신뢰도에서 2009, 2010년 2위였던 MBC는 2011년 이후 10위 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전문가 1000명 대상의 연례조사 결과에서도 MBC는 2009, 2010년 1위에서 매년 한 계단씩 떨어지더니 올해에는 7위 였습니다. 

Q. 왜 이렇게 된 걸까요?

2012년 MBC 파업이 실패로 끝이 나고, 정권은 박근혜정부로 바뀌었는데요.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들, 이른바 김재철 전 사장의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비판적인 생각을 지닌 언론인들을 대거 물갈이한 결과라는 평가입니다.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이러한 결과를 보면, 고 이사장이 겸손해져야 한다는 겁니다. MBC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으니까요. 윤 교수는 “그에게 필요한 것은 전문성이다. 전문성이 있다면, 법원 판결로 해직이 무효화된 MBC 구성원들부터 마땅히 복직시키고 ‘유배’ 보낸 직원들이 제자리로 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김재철 사장은 떠났지만 MBC 미래가 어둡다”고 합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정파성이 전문성을 압도하는 고영주 이사장 같은 사람들 때문이라는 것이죠. 일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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