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은 어떤 소식을 가져오셨죠?

오늘의 사설 키워드는 ‘절대평가’입니다. 

Q. 절대평가요?

네. 어제 교육부가 현재 고교 1학년부터 절대평가로 치르기로 한 수능 영어 성적을 ‘9등급’으로 평가한다고 발표했죠. 90점 이상을 받은 응시자가 몇 명이든 모두 1등급을 주는 것입니다. 원점수는 입시에 전혀 활용하지 않습니다. 

Q. 그렇군요. 신문 사설에선 어떻게 다루고 있나요?

이에 대해서 사설의 평가가 엇갈립니다. 한겨레, 경향, 한국일보는 도입하되 부작용을 최소화하라는 입장입니다. 반면 서울신문은 “사교육도 못 잡고, 영어 실력은 하향 평준화된다”면서 편법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 서울신문 2일자 사설.
 

Q.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올해 9월 모의평가 수준의 난이도라면, ‘절대평가’로 바뀐 수능 영어는 상위 23%가 1등급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수능 응시생 60만명 가운데 약 14만명에 해당하는데요. 현행 ‘상대평가’ 9등급제일 때 상위 4%까지가 1등급인 것과 비교하면 1등급을 받는 학생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는거죠.

서울신문은 이러한 사례를 들면서 “수능시험이 이미 쉽게 출제되고 있는 마당에 영어 절대평가제까지 도입하면 변별력은 더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차라리 모든 과목에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대학에 선발자율권을 주자고 합니다. 또한 절대평가를 한다고 해서 사교육이 줄어든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합니다. 대학별 영어시험에 대비한 사교육이 새롭게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겁니다. 

   
▲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된 작년 12월3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성적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Q. 절대평가가 필요하다고 보는 쪽은 어떤 입장인가요?

대표적으로 한국일보 사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일보는 제도의 도입 취지를 강조합니다. “영어 절대평가 전환은 과도한 학습 부담과 학교 영어교육을 정상화하려는 취지”라는 겁니다. 현행 상대평가 방식은 학생들을 극심한 경쟁으로 내몰고 맹목적인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입니다. 

그동안은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밀려나고,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했죠. 수능 당국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난이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 사교육 수요 증대의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지적입니다. 물론 한국일보를 포함한 사설들도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 한국일보 2일자 사설.
 

Q. 오늘 소개해주실 칼럼은요?

중앙일보 칼럼인데요. 손광균 JTBC경제산업부 기자가 쓴 칼럼입니다. 제목은 그리운 추석 고문의 추억입니다. 
 
Q. 고문의 추억이라? 어떤 내용이죠. 

최근 추석에 각종 사건, 사고 많이 일어나잖아요. 부산에선 ‘취업은 안 하고 게임만 하느냐’는 꾸중에 30대 남성이 아버지를 흉기로 찔렀고요. 광주에선 술 좀 그만 마시라는 가족들의 비난에 50대 가장이 집에 불을 질렀는데요. 가정 폭력 신고만 3000건이 넘었다고 합니다.

Q. 안타까운 이야기죠. 

온라인에서도 추석 몸살을 앓는다고 하네요. 명절만 되면 인터넷에 가족들을 흉보는 글이 넘쳐난다는 겁니다. 잔소리를 늘어놓는 집안 어르신들, 스마트폰을 망가뜨렸다는 조카, 술만 먹으면 행패를 부리는 작은할아버지까지. 가족의 사소한 잘못을 SNS 등에 올리고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면서 폭풍 공감을 쏟아내는 거죠. 

   
▲ 중앙일보 2일자 칼럼.
 

Q. 그렇군요. 

우리 어릴 때는 사실 안 그랬잖아요. 항상 용돈에 인색했던 부모님들과 달리 주머니에 고액권을 찔러 주시는 집안 어른들이 오시길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었는데. 손 기자는 “그런 명절이 머리가 굵어지면서 슬슬 싫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수능을 앞둔 때와 청년 백수 시절은 끔찍한 고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집안 어르신들이 “누구는 반에서 1등 했다더라”거나 “친구네 자식은 공기업에 취업했대”라고 말하시죠. 조카가 “제 친구네 부모님은 벌써 집을 마련해 줬다던데, 노후 준비는 잘 하셨나요”라고 반발하면 집안 난리가 나는 거죠. 한마디로 말해 ‘그리운 추석’은 희미해지고 핏빛이 선명한 ‘고문의 추억’만 남는 거죠. 사실 가족끼리 연락을 못하다가 오랜만에 보게 되면 할 말이 없잖아요?

Q. 그렇죠. 

그러다보면 굉장히 보편적인 질문을 하게 되고, 상처를 받게 되는 사람이 생기게 마련인데요. 추석은 지났으니, 돌아올 설에는 ‘고문의 추억’ 만들지 않길 바랍니다. 

※ 사설 톺아보기는 매일 오전 6시 방송되는 CBS 라디오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에서 조간 사설과 칼럼을 해설, 분석한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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