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거부 사태로 갈등을 빚었던 국민TV 미디어협동조합의 1기 경영진이었던 조상운 전 사무국장이 30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이사장으로 현상윤 전 KBS노조위원장을 선출하고 경영진을 새로 꾸린 이후 1기 경영진의 사퇴까지 이어지면서 국민TV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는 모양새다. 

국민TV 측에 따르면 조상운 전 사무국장은 30일 사표를 제출했다. 사표 제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조상운 전 사무국장은 국민TV 1기 경영진으로, 지난 8월29일 임시총회를 통해 2기 경영진이 선출되며 사실상 불신임을 받은 바 있다. 

‘국민TV사태’는 지난 5월 직원 13명이 프리랜서 직원에게 생방송 진행 업무를 맡기는 등 일방적인 의사 결정과 징계 위협 등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고우 제작국장 대행에게 대화를 하자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인 데에서 시작됐다. 

당시 노조 측은 지난 7월10일 사측이 프리랜서의 노동조합 조합원 가입이 노동법과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단협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7월 20일 직제 개편에 따라 보도국이 사라지면서 노조와 경영진 간 갈등은 커졌다. 

노조 측은 당시 “사측이 설명없이 조직개편안을 찍어내린 뒤 당장 다음날 책상을 옮기고, 그 다음날부터 새로운 직제를 받아들이라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제작거부에 돌입한 바 있다. 또한 20일 경영진은 보도국과 제작국 직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2명에 대해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노동조합 측은 7월21일 입장문을 내고 “대자보 훼손, 부당 징계, 부당 전보 등 정치 권력과 결탁한 언론사에서나 벌어지던 일이 미디어협동조합을 더럽히고 있다”며 당시 경영진을 규탄하며 제작 거부에 들어갔다. 

   
▲  지난 7월 22일 오전 서울 합정동 국민TV 사무실 앞에서 미디어협동조합 노동조합 비대위가 제작거부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철운 기자

당시 서영석 전 이사장과 조상운 전 사무국장 등 국민TV 1기 경영진은 노조와 대립각을 세웠다. 제작거부 등 불법 집단행동 가담 시 사규와 관련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조상운 전 사무국장은 당시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대자보라는 형식의) 공개적인 소속 국장 망신 주기에 대해 경위서만 받으려 했으나 당사자가 경위서 제출을 거부했다”며 “보도의 공정성이나 편집의 독립성 훼손이 아닌 임금협상 결렬에 의한 파업도 아닌 상황에서 회사는 사규와 법대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후 서영석 전 이사장과 조상운 전 사무국장 등 1기 경영진이 물러난 뒤 2기 경영진이 꾸려졌다. 경영진과 노조 측은 방송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국민TV의 공정보도 기능을 강화하고 혁신안을 만들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노조 측은 47일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조상운 전 사무국장은 최근 라디오제작팀장으로 보직이 이동되기도 했다. 지난 8월27일에는 공정노동조합을 설립해 취업규칙 등 규정을 준수하는 준법 노조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국민TV 측 한 관계자는 “조상운 팀장이 새로 설립했던 공정노동조합은 이미 설립된 상태이므로 (조 팀장의) 사퇴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최근 방송혁신위원회 출범과 제작 복귀, 경영진 교체 등으로 빠르게 갈등을 봉합하고 있는 국민TV가 1기 경영진이었던 조상운 전 사무국장의 사표 제출 이후 어떤 변화를 맞게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