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오 심사위원 30%, 전직 경찰·경찰과 교수
경찰과오 심사위원 30%, 전직 경찰·경찰과 교수
[단독] 경찰의 수사과오 인정 3.7%…관할서 민원상담관 등 전직 경찰들이 외부위원으로 활동

경찰의 수사과오와 부실을 심사하는 수사이의심사위원회 외부위원 중 3분의 1이 전직 경찰이나 경찰대학교 교수 등 경찰에 유리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임수경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수사이의접수 및 수용‧불수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수사이의 사건접수는 2011년 1246건, 2012년 1231건, 2013년 1335건, 2014년 1340건, 2015년 7월까지 811건 등 최근 5년 간 총 5964건에 달했다. 하지만 이 중 수사과오로 인정된 것은 3.7%인 222건에 불과했다.

수사이의심사제도는 경찰 수사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편파수사, 처리지연, 무고접수, 정보공개요청, 재수사요청, 인권침해, 대질조사 요구 묵살, 조사누락, 현장검사 미실시 등 수사이의 신청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과오가 인정된 경우는 100건 중 4건이 채 되지 않는다. 부산, 울산, 경남청의 경우 올해 열린 수사이의 건을 모두 ‘과오 없다’고 판단했다.

   
▲ 최근 5년간 수사이의제도 접수 인정 건수 별 세부사항 기록문서 중 발췌. 임수경 의원실 제공. 부산, 울산, 경남청은 올해 열린 수사이의심사위원회 접수 건수를 모두 과오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의 수사과오가 잘 인정되지 않는 것은 수사이의심사위원회 구성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현재 경찰은 각 지방청별로 수사이의심사위원회를 두고 수사이의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위원회는 6명의 내부위원과 9~14명의 외부위원으로 구성되며 매회의 때마다 4명의 내부위원과 5명의 외부위원으로 구성한 회의에서 과반수 출석(외부위원 3명 이상)에 출석 위원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의결한다.

내부위원들이 해당 지청의 경찰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부위원들이 수사과오를 바로잡도록 경찰을 견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미디어오늘이 임수경 의원실을 통해 제공받은 ‘지방청별 수사이의심사위원회 명단’에 따르면, 전국 16개 지방청의 외부위원 176명 중 약 30%에 달하는 53명이 전직 경찰 혹은 경찰 관련 학과 교수, 경찰청 자문변호사 등 경찰과 특수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경찰 관련 학과 교수를 제외해도 약 18%에 달하는 33명이 전직 경찰들이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편차가 존재했다. 서울지청은 외부위원 중 경찰학과 교수나 전직 경찰이 한 명도 없었다. 반면 대전지청은 전체 위원 13명 중 6명이 경찰행정학과 교수였다. 충북지청은 외부위원 9명 중 4명이 전직 수사과장, 수사경력 10년~25년의 전직 경찰들이었다. 외부위원 중에는 경찰청에서 산업보안협의회위원으로 근무하는 인물도 있었다. 

울산지청은 외부위원 13명 중 관할서 민원담당관이 2명 포함돼 있었고 경찰대 교수도 3명이었다. 심지어 울산 재향경우회 회장도 외부위원에 포함돼 있었다. 경기지청의 경우 외부위원 15명 중 5명이 전직 경찰 또는 경찰학과 교수였는데, 관할서 민원상담관, 전직 형사과장, 전직 사이버수사팀장, 전직 강력팀장, 전직 보안계장 등이 외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강신명 경찰청장. ⓒ연합뉴스
 

한편 외부위원들은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1인당 1회 자문료로 20만원을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수경 의원실이 미디어오늘에 제공한 ‘최근 3년간 지방청별 수사이의심사위원회 외부위원 수당 등 지급기준 및 지급내역’에 따르면 전국 16개 경찰청이 지급한 외부위원 수당 총액은 2013년 1억 130만원, 2014년 1억 7천 120만원, 2015년(7월까지) 1억 540만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임수경 의원은 “경찰에 대한 수사이의 접수가 해마다 1000건이 훨씬 넘게 발생함에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