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25일자 ‘기상정보, 국민 곁으로 다가갑니다’란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는 “정확한 기상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기상 서비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 중심 맞춤형 기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전면을 털어 기상청을 홍보했다. 미디어오늘이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홍보대행사 이지스커뮤니케이션즈가 2014년 12월 작성한 ‘기상청 홍보 최종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사는 기획보도 항목으로 등장한다. 이 업체는 ‘조선일보 협찬’ 명목으로 2000만원을 집행했다. 홍보대가로 2000만원을 집행한 대목이다. 

미디어오늘이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실로부터 받은 2014년 보건복지부 홍보대행사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복지부가 신문지면과 방송화면을 세금으로 구입한 정황이 나와 있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1016호에서 고용노동부가 홍보대행사를 통해 세금으로 중앙일보·매일경제 등 주요 언론을 상대로 유리한 정책홍보 기사를 생산해왔다고 보도했다.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부처의 홍보방식은 돈을 주고 언론보도를 청부하는 행위로, 사실상 여론조작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 조선일보 2014년 11월25일자 기사.
 

홍보대행사 너츠커뮤니케이션이 올해 1월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국가 치매관리사업 홍보사업 최종 리포트’에 따르면 2014년 12월3일자 조선일보 기사 ‘치매예방수칙 3권·3금·3행을 아세요?’, 매일경제 ‘치매예방, 하루 15분만 투자하세요’ 기사가 일간지 기획기사로 소개된다. 조선일보 해당 기사는 헬스조선 기자가 작성했으며, 보고서는 2015년 헬스조선 1월호에 1P광고를 집행했다고 적었다. 헬스조선 광고비는 660만원으로 나와 있다. 

이밖에도 복지부는 SBS 교양프로그램 ‘모닝와이드’ 제작협찬비로 2750만원을 집행했다. 2014년 12월8일부터 19일까지 평일 총 10회 편성으로 3부 클로징 1분간 치매예방운동을 소개하는 데 쓴 세금이다. 

또 다른 홍보대행사인 커뮤니케이션즈 엔자임이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응급의료정책 홍보사업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복지부는 KBS 예능프로그램 ‘나는 남자다’ 2014년 11월7일자 방송과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에서 심폐소생술 등 응급의료정책 전달을 위해 방송협찬을 진행했다. 엔자임은 보고서에서 “짧은 진행일정과 방송개편 등 시즌으로 방송국과의 조율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 홍보대행사가 작성한 보건복지부의 KBS '나는 남자다' 협찬 관련 보고서의 일부.
 

사업비 집행내역에 따르면 ‘나는 남자다’와 ‘세바퀴’ 홍보와 TV방송 협조 및 보도자료 배포에 총 6000만원이 집행됐다. 이는 방송사가 자발적으로 협조할만한 공적 사안의 홍보에 대해서도 협찬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용노동부가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일가양득’ 캠페인을 소개하며 2200만원을 집행한 점을 미뤄볼 때 이미 방송가에선 수천만 원의 협찬과 정부정책 홍보가 거래되는 행위가 일반화됐다고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홍보대행사 인포마스터가 2014년 12월 낸 ‘중소기업청 정책포털 기업마당 홍보대행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5월19일자 중앙일보 ‘중소기업 상담 ☏1357로 통일’기사와 같은 날 매일경제 ‘창업서 R&D까지 원스톱 지원’ 기사에는 각각 900만원이 집행됐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연도별 홍보예산 대비 턴키홍보 예산에 따르면 2014년에는 229억4700여만원 중 68억6300여만 원이 턴키예산이었으나 올해는 6월말 현재 홍보예산 407억9600여만 원 가운데 턴키예산이 194억4700여만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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