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포털이 편향적이라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가운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포털 압박’이 이어졌다. 박민식 의원(미방위 간사)은 지상파 공영방송과 민간뉴스 유통사업자인 포털을 단순비교하며 포털의 기사배열과 편집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개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민식 의원은 10일 국정감사 질의에서 포털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며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전에 국회 정무위에서 간사를 했는데 그때도 포털이 중소기업한테 슈퍼갑이라는 논란이 많았다”면서 “네이버와 다음은 슈퍼갑이나 빅브라더를 넘어 ‘오마이갓’이다. 우리나라에서 신적인 존재”라며 “공영방송은 이사 몇 명 선임한 거 갖고 얼마나 말이 많은가. 포털에도 이처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직접적인 개입을 요청했다. 박 의원은 “제가 좀 문외한이지만 심의위는 공정성이나 공공성, 위법성을 심의하는 기관인데 광의로 해석하면 네이버 대문에 제 경쟁자는 늘상 대문에 크게 기사를 게재하고, 반면 내가 잘한 건 구석에 배치해 찾아볼 수 없게 하면 그것도 공정성 훼손이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포털의 기사배열에 심의위가 개입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기사내용이 아닌 기사배치에 대해 책임을 묻는 건 심의위원회 심의규정은 물론 방송과 신문 관련 법에도 해당사항이 없다. 공영방송과 뉴스를 유통하는 민간사업자를 동등비교한 것도 적절하지 않다.

   
▲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이 서강대 최형우 교수에게 의뢰해 만든 포털 보고서를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데, 지적 내용에도 문제가 있다. 보고서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언급된 기사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언급된 기사가 많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기간 다음카카오의 제휴 언론사가 쓴 김무성 대표에 대한 기사는 16369건인 반면 문재인 대표의 경우 20212건이었다. 포털이 자의적으로 특정 인물에 대한 보도를 많이한 게 아니라 문재인 대표를 언급한 기사가 애초에 많았다는 이야기다.

박민식 의원은 포털이 의도적인 편향성을 보였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네이버와 다음은 알고리즘이라는 어려운 말을 하던데, 그러나 알고리즘은 누가 만드나. 뉴스를 편집하는 건 직원들이다. 네이버에만 그 일을하는 직원이 20명이더라. 다들 자기 입장에 따라서 취사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편향성 논란이 불거지자 다음카카오는 지난 9일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자 성향에 따라 다른 뉴스를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효종 심의위원장은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포털 기사배열에 대한 개입 의사를 밝히는 것이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박민식 의원이 “포털의 기사배열이나 편집에 대해서 개입할 근거가 없다는 게 방심위의 해석인가”라고 묻자 박효종 위원장은 “일종의 편집권에 속한다고 본다. 심의위는 콘텐츠자체에 대해서만 심의를 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박효종 위원장은 “이런 공정성 문제는 언론과 포털 등 기관들이 노력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포털 길들이기는 국감 기간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9일 “포털 개혁을 위해 의원 전원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면서 “국감 이후에도 포털의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고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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